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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하트 3 ㅣ 잉크하트 시리즈 1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메기는 더 이상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메기는 개똥벌레보다 훨씬 큰, 그리고 훨씬 빠르게 방 안을 날아다니는 그 물체를 눈으로 좇기 시작했다. p. 16

<잉크하트>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잉크스펠과 잉크데스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메기와 모를 중심으로 하는 <잉크하트>의 이야기는 끝이났다. 모와 메기는 어떤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기에, 메기의 입을 통해서 모처럼 글자 하나하나가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면서 글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메기를 통해서도 책속 인물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을까? 어쩜, 메기도 알고 싶었는지 모른다. 처음 읽은 책을 통해서 장난감 병정이 나와 버렸다. 그리고 또 한번의 책 읽기는 도도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피터팬>의 사랑스런 요정, 팅커벨을 불러낸다. 팅커벨 대신 어떤것이 책속으로 들어갔는지는 알수 없지만, 카프리콘에게 메기는 새로운 눈으로 바라봐야 할 인물이 되어버렸다. 이제 그는 모가 아닌 메기를 통해 <잉크하트>속 그림자를 불러내길 원한다.
더스핑거는 처음부터 레사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모를 통해서 항상 보았던 사진 속 여인. 그래도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보기엔 다 가지고 있는 모에게서 레사 한명 쯤 자신이 사랑해서 안될 이유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통해서 레사가 세상으로 나왔을 때, 언어를 잃어버린 레사는 테레사가 아닌 레사일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메기가 레사를 보는 순간 모든것은 뒤죽박죽 되기 시작한다. 책 속에서 빠져나왔을때 부작용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금발의 여자. 더스트핑거가 사랑한다는 그녀. 메기가 항상 보아온 모의 사진 속 여자. 테레사. 엄마가 있다. 엄마가 그곳에 있었다. 엄마를 찾기위해 그렇게 애를 쓰던 모. 엄마의 부재가 가슴아팠던 메기. 그들 앞에 엄마가 있다. 그렇게 엄마가 책을 통해서 세상에 나와있었다. 카프리콘의 시중을 들면서 말이다. 이제 엄마를 떠나 보낼수가 없다. 엄마니까. 엄마의 눈이 메기를 따라온다.
어떻게 해야할까? 모와 페노글리오가 무언가를 하는것 같은데, 아직 메기는 알지 못한다. 제대로 할수 있을까? 메기가 읽고, 세상으로 나와버린 장난감 병정. 종이 발레리나와 행복해질 수 있을까? 페노글리오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한글자 한글자, 장난감 병정과 발레리나의 행복한 결말을. 벽난로 속 하트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결말을. 그리고 메기가 읽기 시작한다. 글자들을 문장을 움직이게 만드는 메기의 입술이 열리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 버리는 장난감 병정.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슬픈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만들수도 있구나. 이제 모와 페노글리오가 아닌 메기와 페노글리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페노글리오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에 손 끝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기 시작한다. 쓰고 또 쓰고, 글을 읽지 못하는 카프리콘의 부하들 덕분에 글이 쓰여지고, 글이 쓰여진 종이가 쌓이기 시작한다. 한장 한장.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질까?
분명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모도 메기도 레사도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작가는 1권부터 끊임없이 기브앤 테이크를 요구한다. 질량 불변의 법칙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책 속에서 나오는 무엇과 세상에 있는 것은 바뀌어야 한다. 어둠의 '그림자'와 <잉크하트>속 요정들이 나오면서 페노글리오 할아버지가 사라져 버렸다. 자신이 만든 세상으로 들어가 버린 페노글리오 할아버지. 세상에 나와버린 요정과 거인들. 여전히 들어가지 못하고 떠돌고 있는 팅커벨.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글 쓰기를 시작하는 메기를 통해서, 입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 될 것이다. 모의 말처럼 이야기를 쓰는 것은 마술이니까. 엘리너의 정원처럼 요정들이 날아다니고, 밤이면 책꽃이에서 책들이 속삭이는 이곳에서는 분명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 글들은 <잉크 스펠>을 <잉크 데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메기는 페노글리오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적당한 단어를 골라내어 아무런 걱정 없이 엄마에게 읽어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메기는 글쓰기를 미래의 직업으로 선택했다. p.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