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어디에?
디팩 맬호트라 지음, 김영철 옮김, 호연 그림 / 이콘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작년말에 인터넷 책사이트에서 하는 시상식에 간적이 있었다.   그곳에 사회자가 김영철씨였다.   개그맨이라고만 생각했던 그가, 내년엔 자신의 책으로 시상식에 오고 싶다는 말을 했었고, 그제서야 그가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그정도 였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그를 다시 봤다.  영어와 무관하게 살아오다가 서른에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해서 영어책을 세 권이나 냈고, 번역가로 또한번의 변신을 꿈꾸고 있단다.  거기서 띵하고 머리속에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굉장히 짧은 책이다. 읽는 시간이 한시간이나 걸렸을까?  그런데, 이 먹먹함을 뭘로 표현해야할까?  맥스를 닮았다는 번역가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누구를 닮았을까 생각해 본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라...  쥐가 치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톰과 제리'의 영향으로 인해서, 치즈를 좋아하는 동물은 쥐부터 생각이 난다.  그리고 지금 <치즈는 어디에?>는 기상천외한 세마리의 쥐가 등장을 한다.  좋은책을 읽으면서 미로에 순종하면 살아가는 쥐들 속에 언제나 미로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부딪치고 생각을 하는 맥스가 있다.   사람들 세계의 현자처럼 미로도, 치즈도 잘 알고 있는 제드가 있다.  그리고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빅이라는 이름의 쥐도 있다.

 

 미로속엔 맥스, 제드, 빅보다는 순종하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쥐들이 훨씬 더 많다.  끊임없이 치즈를 향해서 달리고, 치즈가 옮겨지면, 또 다른 치즈를 향해는 달리는 쥐들.   그들은 왜 그렇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제드가 이야기를 한다. 제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행복을 좇아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행복을 좇는 그 자체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행복을 찾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p.41). 나는 내가 좇고 있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지, 정확히 말하면 무엇을 좇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은 쥐들은 미로를 넘어서 세상을 보기도 하고, 미로를 통과하기도 하고, 자신의 주먹으로 길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현자와 같은 제드는 맥스가 미로넘어로 간 사실과, 자신이 미로를 통과한것을 그저 똑같은 일이라고 치부를 해버리지만, 여전히 나는 모르겠다.  그의 말조차도 너무나 어렵게 다가온다.  "당신은 먼저 생각을 했어요.  그 생각이 당신의 상상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 거죠.  나도 마찬가집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을 했을 뿐이죠.  내가 하겠다고 다짐한 것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p.89).  역시, 현자들의 말은 어렵네 하고 그냥 넘겨야 할까?  번역자의 말처럼 맥스, 제드, 빅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기위해서,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진심으로 사랑하고 힘을 실어주면서 말이다.    멈추질 않길, 움직이길, 변화하길 바란다는 번역자의 말을 읽으면서 왜 이리 먹먹한지 모르겠다.  글로 쓰는 사랑과 누군가의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 어쩜 이리도 어려운지.   내 이기를 내려놓는 것이 왜 이리도 힘이든지 모른다.

 

 나는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이 짧은 책이 나를 휘저어 놓고 있다.  나는 정말 잘 가고 있는 것일까?   정말 크지만, 그렇게 큰 것은 아닌, 이 세상을, 나의 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이건 정말 내 삶의 방식인지, 내가 알고 있는 이 세상이 전부인것 같지만, 내가 상상 할 수 있는 것의 전부는 아니니 말이다.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멈추지 않고,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그냥 그대로 이 자리에서 주저 앉아, 어린쥐와 늙은 쥐들처럼 누군가 내게 줄, 누군가 옮겨놓은 나의 치즈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을 아닐까? 여전히 나는 내 삶을 내가 주인이 되어 살고 있지 않는 것이 아닌지... 나에게 묻는다.  잘 살고 있는거니?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니?

 

미로는 정말 컸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 것은 아니었습니다.  

미로는 삶의 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미로는 그가 알고 있는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p.1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