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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평점 :
JFK공항에서 우연히 몸을 부닺치지 않았더라면 그와의 인연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수로 휴대폰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그와의 인연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30초만 일찍, 혹은 30초만 늦게 카페에 들어갔더라면 그와 마주치지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두 사람을 그 자리에 있게 한 건 바로 운명의 힘이었다. p. 314
매들린의 돌아가신 할머니는 이런 운명을 '천사의 부름'이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단다. 천사의 부름. 처음 책을 봤을때 느낌, 음... 기욤 뮈소네. 기욤 뮈소의 그녀가 돌아왔군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종이여자를 기점으로 밝은세상에서 나오는 기욤뮈소책의 일러스트가 이렇게 사랑스럽게 변해버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생각. 이번엔 어떤 판타지지? 천사의 부름이라는 타이틀을 슬쩍 읽고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도 사후세계나 말도 안되지만, 기욤 뮈소다운 판타지가 나오는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다.
처음은 완벽하게 내가 알고 있는 기욤뮈소였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잌한입 베어물고, 부드러운 커피한잔 마시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지. 이게 기욤 뮈소지. 그런데, 이게 왠걸...? 지금까지 알고 있던 기욤 뮈소가 아니다. 신이 난다. 기욤 뮈소가 달달함에 스릴러를 뿌려주고 있다. 그에게서 원했던 이야기. 그를 통해서 듣고자 했던 말도 안되지만,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정신 번쩍 들게 하면서 2011년을 강타 했었던 동유럽 스릴러를 슬쩍 슬쩍 얹혀서는 그에게서 또다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오호~ 그렇지. 이제야 읽을맛이 난다.
여전히 내 핸드폰은 아이폰도 갤럭시도 아니고, 메일을 볼수도 없다. 하지만, 핸드폰이 없으면 안절부절 하지 못한다. 기욤 뮈소가 만들어낸 세상 속 매들린과 조나단역시 그렇다. 샌프란시스코와 파리에 살고 있는 이들이 JFK공항에서 만날 수 있는 확율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그들이 그곳에서 만나, 부딪히고, 핸드폰이 바껴버렸다. 그많은 기종 중 똑같은 기종, 똑같은 케이스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야기의 시작이었을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내것이 아닌 다른 핸드폰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그 속에 담겨 있고, 그 이야기들 들으면서, 타인이었던 사람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조나단. 잘나가던 쉐프. 모델이던 아내가 자신이 믿었던 친구와 불륜을 저질르고, 그의 인생은 곧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별 다섯개를 상외하던 그를 구해냈던 어린 소녀. 보석같은 주근깨를 가지고 있던 그 소녀를 처음만난 그녀, 매들린의 핸드폰에서 만났다. 매들린을 만나야한다. 매들린. 플라워리스트인 그녀의 삶속으로 그가 들어올지는 몰랐다. 그녀의 과거를 어떻게 그가 알아냈을까? 깊숙하게, 아무도 찾을수 없을정도로 숨겨놓았는지 알았던, 사실들을 조나단이 끄집어 내기 시작한다. 어쩜, 앨리스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 분명, 그녀 앞으로 앨리스의 심장이 배달되었는데... 형사의 촉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나단이 그녀를 깨우기 시작한다.
일주일간의 핸드폰과의 동거. 그 동거가 사랑을 불러일으킬수도 있을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생과 사를 넘는다면 그들의 관계는 일주일이 평생을 같이한 사람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파리에서 <환상의 정원>이라는 꽃집을 운영하는 매들린과,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렌치 터치>를 운영하는 조나단. 휴대폰이 바뀌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게 만들어버린다. 굉장한 스피드와 함께 기욤 뮈소의 트래이드 마크같은 사랑이 곳곳에 묻어난다. 매들린의 약혼자와 조나단의 전처를 걱정할 사이도 없이, 어느 순간, 조나단과 매들린의 사랑을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을 하고 있다.
기욤 뮈소가 표현하는 사랑은 연애에 감정만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속엔 부녀간의 사랑이 있고, 부자간의 사랑이 있고, 우정이 존재한다. 마약으로 인한, 사랑의 왜곡도 있었지만,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은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사랑이 있어서, 기욤 뮈소의 책들이 좋다. 따뜻하니까. 오싹한 한파에도 사랑으로 인한 따뜻함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