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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 1
안정효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1월
평점 :
피식피식 웃다가 넘어가버릴것 같은 책을 만났다. 이거 뭐지? 솔섬? 황송공화국? 시간이 거꾸로 가는 황송공화국에서 10.26이 진행되고 12.12가, 5.16이 일어난다. 나꼼수같은 시원한 뒷담화가 책으로 여과없이 보여지고 있다. 판타지+역사+정치+풍자라는 이름아래에서 말이다. 아마, 이 소설이 안정효 선생님의 글이 아니었다면, 이런 시답지 않는 이라는 반응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꼬왔다. 어느 한군데도 그냥 쓴곳이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를 꼬고있다. 그리고 이글을 쓴 작가가 안정효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이런 글을 썼을 때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안정효 선생이 누구인가?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하얀전쟁>으로 우리의 역사를 실날하게 들추어내고 그 아픔을 같이 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젊음이들에게 끌어내고, 한국를 돌아보게 만들었나? 그가 판타지 풍자 소설을 만들어 냈다. 가상의 섬, 솔섬을 배경으로 말이다.
474-B 고농축 콜리디움 매립장으로 적합한 곳은 솔섬밖에 없었다. 경기도 서해군 송도리. 섬주민이 전부 12가구, 18명 뿐인 이곳은 누가 뭐래도 최적의 폐기물 매립장이었다. 그냥 바닥 깊이 묻어버리면 조금씩 높이지는 수위로 이 섬은 가라앉는 다고 했다. 분명 그랬던 섬이 어느날 부터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여의도의 면적을 넘어, 제주도의 면적을 웃돌아 버렸다. 새로운 땅이 나타난것이다. 매립장을 위해서 솔섬으로 들어왔던 목설구. 8시 방향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리고 솔섬을 자신의 손안에 두고자 한다.
나쁜 짓을 많이 하던 사람은 뒤늦게 뭔가 조금만 잘 해도 대단히 훌륭해 보이게 마련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려고만 하면 끝이 없어서,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잘 해도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한껏 나쁜 짓을 하다가 마지막에 한 번만 크게 선심을 쓰면 효과가 폭발적으로 대단하거든요. 저는 이 공식을 '검은 양의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p.18
툭툭 튀어나오는 말들이 폐부를 찌른다. 정말 이런것이 아닐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치도, 경제도 이 검은양의 원칙이라고 말하는 목설구의 말처럼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끝내주게 목설구는 솔섬에서 뽑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뽑아낸다. 그것만 있을까? 이 솔섬은 세상 모든 군상들을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묘한 인물들로, 하나라도 더 뜯어내고, 얼마나 더 추악해 질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항상 우리가 듣고 보아왔던 일들을 되새기게 만들어 버린다. 분명 솔섬엔 제대로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끝까지 도를 지킬지는 의문이다. 어느 방송사를 꼬집듯이 이야기한 부분을 보면서, 작가는 어디까지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궁금해진다.
언론인은 거울과 같아야 해요. 사건과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자신의 주체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거울 말예요. 한국 언론인들을 보면 비난을 비판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요. ..'오늘은 춥다'라는 표현도 마찬가지고요. '오늘은 영화 17도'라고만 하면, 추운 날씨인지 아닌지는 독자가 알아서 판단합니다.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