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No government employee could participate in attempts to kill foreign leader.(Executive order 11905)

 

미국 정부의 어떤 공무원도 다른 나라 지도자의 암살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1976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특별명령이 5년후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글자 한자 고쳐지지 않고 되풀이 되었다.  그리고 1976년에서 1981년 사이에 외국의 원수가 암살된 사건은 지구상에 오직 한곳, 대한민국이었다.

 

 10.26이 무엇인가?  박정희 전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로 부터 총격을 받고 유명을 달리했던 사건을 말한다.  내 기억 속 10.26은 어른들이 울던 기억이 전부다. 초등학교 전이었던 걸로 기억이 되고, 온통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운구행렬을 보면서 울었던 것이 기억의 전부다.  그리고 지금 김진명 작가의 1026을 만났다.  아니, 1026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한반도>를 만났었다.  작가의 말에도 <1026>이 <한반도>의 개정판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책을 지목했을때는 그런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한반도>를 읽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첫 장을 펼쳐서 읽으면서야, 이걸 어디서 봤지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더니, 케렌스킨의 안개낀 천국에서 만나자는 유언을 읽고서야 이책을 읽었는지 알았다.  <한반도>에서는 안개낀 천국에 대한 내용이 나왔었는데, <1026>에는 스킵해버렸고, 작가의 말처럼, 실명이 그대로 거론이 된다.  두려울 정도로 실명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1026을 대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1026뿐 아니라, 12.12를 거쳐서 5.18까지 거론하고 있고, 케네디 암살 사건역시 건드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서수연과 이경훈은 제럴드 현의 마지막 유언을 듣게된다.  그리고 제럴드 현이 남긴 유언 속 박대통령과 10.26, 비밀, 하우스의 단어들은 경훈의 촉을 건든다.  1979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죽었다.  그것도 자신의 심복에게 말이다.  정보부장이라는 김재규를 천하의 얼간이로 만들어 버리고, 사상 유례가 없이 재판을 받고, 광주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자 마자 사형돼어 버린 사건.  분명 한나라의 대통령이 죽었는데, 김재규의 절규속에 '미국이 뒤에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이 있었음에도 그냥 묻혀버린 사건.  경훈의 모든 인맥이 동원되어지고, 경훈과 수연은 서서히 10.26 역사의 현장속으로 발을 내딛는다.

 

암살 동기를 정리하면 세계 평화와 군축을 이상으로 삼았던 케네디가 강경 일변도로 치닫던 CIA와 군부, 그리고 군수산업체를 견제하고 압박하자 그들이 케네디를 제거할 필요를 느꼈다는 것이군요. 여기에 쿠바에 이권을 둔 마파아, 아울러 로버트 케네디의 철저한 범죄와의 전쟁에서 생존 위기를 느낀 마피아들까지 합세했구요. p.188

 

 한국인이었음에도 미국 정부의 소속되어 있던 제럴드 현.  그가 보고자 했던 것은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이었다. 완벽한 미국통으로 한국의 정세를 좌지우지했었던 제럴드 현이 왜 10.26에서는 철저하게 제외되었을까? 김재규는 왜 자신의 본거지가 아닌, 용산으로 향했을까?  김형욱이라는 인물의 죽음은 정말 중앙정보부가 가입된것일까?  박대통시대의 시도를 했다는 핵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무기 커넥션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건딜수 있는 이야기는, 감추어두었던 이야기는 모두다 건들고 있다.  박통시대를 거쳐, 신군부라는 전두환, 노태우 시대를 지나, 김영삼, 김대중까지의 이야기들이 풀어져 나오고 있다.  <한반도>가 햇볕정책을 논하고 있던 시대에 나왔던 작품이기에, 여전히 이 책의 주요 골격은 제럴드 현을 통한 10.26 사건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다.  햇볕정책이 폐기된지도 오래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서거 하셨고, 그 다음대의 대통령 또한 지금은 안계신다.  누군가 이야기를 했다.  청와대로 들어갔다 나온이들 중에 행복한 사람이 있었느냐고 말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시대가 그랬다.

 

 케네디까지도 좌지우지했던 군수산업체들.  그들에게는 전쟁이, 분단국가가 필요했다.  자주국방도, 햇볕정책도, 세계 평화도 그들의 이권을 지켜주지는 못한다는 가정하에서 작가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나라의 국가원수가 죽었음에도 뒷짐지고있다.  박통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걸프전과 그 이전에 사항들까지, 강대국이라는 미국을 이야기 한다.  그 강대국은 여전하다. 한 예로 <도쿄의정서>에서 미국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고, 슬쩍 빠져버렸다.  현실은 여전히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건딜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에 비해서 양이 줄었는데도, 이야기의 폭은 더 깊어졌다.  실명을 거론하고, 가지치기를 하면서 역사의 현장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이 똑똑한 작가와 깊이를 알수 없는 변호사가 펼치는 이야기는 여전히 in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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