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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왕으로 정해진 자가 아니라 왕의 모습을 보이는 자가 왕이다. p.118
숙신의 족장 아달휼이 소리를 높여 이야기를 한다. 누가 온 재산을 가지고 와 숙신에 토해내겠으며, 누가 숙신 백성들을 위해 밥을 퍼주겠으며, 누가 전식을 하는 부부에게 말을 베어 주겠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곳에 을불이 있었다. 무가 아닌 민으로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고구려의 왕이라는 자리가 자신을 위한것이 아닌, 백성을 위함이라고 외치는 사내가 있었다. 고구려 땅으로 돌아온 을불이 찾아간 곳은 숙신이었다. 숙신이 어떤 곳인가? 안국군의 땅이자 을불의 고향 숙신. 을불이 가야 될곳은 숙신밖에 없었다. 그땅. 안국군의 땅이었던 그곳에서 을불이 본것은 전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들이었다. 전신이 무엇인가? 먹을 것이 없어, 아이들이 죽으면 남의 아이를 바꾸어 먹는 것이 전식이란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을까? 배고프고, 힘이없으니 그들이 할 수 있는 있는 굶지 않기 위한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을불은 자신이 왜 왕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뼈저리게 깨닫는다.

을불일행의 숙신행과 함께 새로운 낙랑의 모습이 보여진다. 낙랑 태수 최비와 재정을 맡는 원영. 낙랑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는 인구와 세를 위해서는 식량과 재물이 필요했다. 그리고 원영의 눈에 보인 인물이, 낙랑인이 아닌, 고구려인 주대부와 주아영이었다. 그들에게서 재산을 빼앗기만 하면 될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아영을 위해서는 모든것을 바칠수 있는 남자, 모용 외. 세작으로 부터 들려오는 아영의 하옥은 모용외를 들끓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모영외는 당세의 영웅이었고, 그는 더 큰 세상을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아영이 함께 하길 원했다.
“주공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적에 함께 써지기를 원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역사에 남을 인물임은 어떻게 아는가?” “열 명을 베는 장수를 가리켜 맹장이라 부르고, 백 명을 베는 장수를 가리켜 신장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주공은 천 명을 베는 장수기에 마땅히 부를 이름이 없습니다. 역사가 주공의 이름을 지어줄 것입니다.”p.140
미천왕 2권의 주는 아영이 잡고 있다. 아영을 둘러싼 인물들. 모용외를 바라보는 사람들. 모용외를 시험하는 아영. 그의 무엇을 보기 위해서 아영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3권에서 알수 있다. 하지만, 모용외는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다. 역사속에 나오는 걸출한 인물들은 언제나 제갈량과 같은 지를 만들어 내는 인물들이 있었다. 최비같이 지를 가진 인물조차도 말이다. 모용외옆에 있는 원목중걸. 그는 모용외를 통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길 원했고, 그러면서 아영을 두려워한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인물. 여인의 몸으로 거대한 남자들을 조정하고, 정세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주군이 빠져버린 여인. 아영이 무엇을 바라고, 어디로 갈지는 알수가 없다. 아영의 위기와 함께 드디어 을불은 숙신을 얻고, 청패를 가진 인물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십여년의 세월 동안 청패를 함께할 인물들을 찾는 창조리. 오로지 자신이 믿고 있는 주군이라 생각하는 안국군의 손자를 위하여 모든 것을 건 그의 사활이 그려지는 고구려 2권. 워낙에 1권의 흐름이 빠르고 여기저기서 예측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치고 나와서 2권은 1권에 비하면 밋밋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좀 덜 하네하는 느낌이 나긴 하지만, 2권은 주아영이라는 여인을 극대화 시키고 있고, 민을 바라보는 을불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을불이 미천왕이 될수 밖에 없었던 천명과 같은 울림을 전해준다.
무엇이 백성의 바람이고 무엇이 임금의 해야 할 일인지 가슴으로 보았습니다. 이 세상 어느 목숨 하나도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걸 이 을불은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제 백성은 무겁고 소중하며 임금이 오히려 가벼운 존재에 불과하다는 걸 몸으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p.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