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작은 별은 스스로는 움직이지 못해.  그 별이 무곡성으로 가려면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밀고 끌 힘 말이다.  그런데 마성에 잠식된 별들은 밀 힘이 없어.  방법은 오직 하나. 무곡성의 별이 내려가 끌어야 한다.  p. 17

 

 

알수 없는 말들이 오고간다.  무곡성의 별이 내려가 작은 별을 움직여라.  비밀단체의 밀령이라도 떨어진것일까?  알 수없는 이 밀명으로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은 듯 하지만, 백조가 한가로이 노는 수면아래의 발짓처럼 끊임없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다.  고구려 서천왕의 죽음은 고구려땅을 들끓게 만든다.  왕제를 가지고 있는 안국군 달가, 그의 아들 돌고, 그리고 왕손 을불.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미천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소금장수다. 미천왕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은, 소금장수밖에 없었고, 소금장수를 하면서 어느 촌부가 소금가마니에 신발을 감쳐서 곤역을 치렀던 사람이 왕이 되었다는 내용만 기억이 난다.  어렸을때는, 소금장수가 미천했기에 미천왕이라는 이름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여전히, <고구려>를 만나기 전, 삼국유사나 사기를 통해서 만났던 미천왕은 소금장수일 뿐이었다.  그런 미천왕, 을불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천년의 금서>가 그리 썩 와닿지가 않아서, 예전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김진명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기에, <고구려>가 진작에 출간되었음에도,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을 이를수가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서 읽어내렸다.  작가가 이야기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고구려>를 먼저 알기 바란다."라고 말이다.  자신의 책을 읽으라는 말이 아니라 먼저 고구려를 알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그 거대했던 땅, 고구려.  고구려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뭉클함, 그 뭉클함을 <고구려-미천왕>편을 통해서 불씨를 당기고 있다.

 

모두의 추앙을 받던 안국군의 죽음, 아들을 살리기 위해 비굴하게 살던 돌고의 죽음, 그리고 그 덕으로 살수 있었던 을불,  소금장수의 내용은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봉상왕 7년, 고구려 서쪽 낙랑에 다루라는 이름의 소금장수가 나타난다.  무예를 알듯 한데, 금도앞에서 주춤하는 젊은 소금장수.  그가 낙랑의 무예총위 양운거와 딸, 소청에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양운거에게 무예를 배우기 시작하는 소금장수 다루, 아니 을불이 보이기 시작한다.   을불은 알지 못했다.  그를 살리기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안국군과 함께했던 창조리가 왜 안국군을 밀고 했으며, 고구가 어디로 향했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미천왕 1권은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웃땅의 영웅들에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연의 시조인 모용 외와 평주주사 최비, 그리고 재색을 겸비한 주대부의 딸, 주아영까지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천하의 제갈공명들이 다 모인듯한 착각이 들고, 그들의 해안을 읽으면서, 이 시대를 사는 나는  얼마나  나라 안밖에 정세를 알고 있나에 대해서 되돌아 보게 만든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따뜻한 술이 식기도 전에라는 문구가 참 많이 나온다.  그처럼, <고구려>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나온다. 귀를 씻고 듣겠나이다.  얼마나 중요한 말이기에, 귀를 씻고 듣겠다는 걸까?  말하는 사람을 높이는 수일수도 있고, 중요한 말이기에 한마디도 놓치기 싫다는 표현일수도 있지만, 읽는 내내, 가슴속에서 올라오는 뭉클함과 함께 웃음을 띄게 만든다.  <고구려 - 미천왕1>권은 을불이 왕손임을 알고, 그를 옹위하기 위하여 모여드는 인물들과, 고구려로 돌아가는 을불, 그리고 낙랑을 중심으로 아영를 둘러싼 모용 외와 함께 평주주사 최비, 그리고 양운거의 고구려행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유비, 조조 너머에 을불과 창조리가 있었다! >라고 출판사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했었다.  을불과 창조리.  그 이름을 이제야 알게되다니, 아니, 이제라도 알게되어서 다행이다.  작가의 말처럼, 그렇게 여러번 읽었던 <삼국지>전에 <고구려>를 알기위해 노력하지 못했음에 고개숙여진다.  그리고 17년간의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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