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1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로 <뿌리 깊은 나무>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분명 어디서 들어본 내용이었는데 하는 생각만 들고, 도통 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서관에 갔다가, 내가 읽었던 책이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되었다.  빌린 기록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2006년 출간 되었을때 읽었던 책이니, 5년이나 지나기도 했고, 서평을 남기지 않았던 터라, 기억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생각도 나지 않은 백지 비슷한 상태로 변해버린지 오래되었다.  덕분에 다시 읽기 시작했다.

 

 아하. 이런 내용이었지. 드라마와 함께 비교하면서 읽는 책의 재미도 솔솔하다. 예전 기억도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하기도 하고, 그와 함께, 인물들 성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드니 꽤나 재미있게 책장이 넘어간다.

 

 1448년 (세종25년) 가을. 젊은 집현전 학사 장성수의 시체가 경복궁 후원의 열상진원 우물 속에서 발견된다. 단서는 사자가 남긴 수수께끼의 그림과 몸에 새겨진 문신, 그리고 숱한 선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저주받은 금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도 전에 두 번째, 세 번째 살인이 이어진다. 매일 밤 이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 주상의 침전에 출몰하는 귀신의 정체, 저주받은 책들의 공동묘지... 사건은 점점 복잡해지고 살인자의 정체는 종잡을 수 없다.  그리고 그곳에 강채윤이 있다.


 사건을 맡은 겸사복 강채윤은 참혹한 죽음과 위험한 음모에 온 몸으로 대적한다. 무엇 때문에 집현전 학사가 새벽의 우물 속에 처박혔는가? 사라진 금서는 어디로 갔는가? 어떤것이 정사이고 어떤것이 야사인지 모르겠다.  하나의 이야기가 덩어리가 되어 펼쳐지기 시작한다.  세계에서도 유래없는 너무나 완벽하다는 글. 단 28자만으로 글을 만들고 하루만에 글을 읽을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한글 프로젝트 뒤에 숨겨진 이야기.  그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가꾸지 않은 땅은 자신의 영토가 이니고 보살피지 않은 백성은 자신의 백성이 아니다. p. 231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이 이 나라의 군왕이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가꾸지 않은 땅과 보살피지 않은 백성이 아니라, 가꾸고 보살펴서 보호하고자 하는 맘을 가지고 있는 성군이었다.  잡학이라 일컫을 지라도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이라면 그 것이 귀하고 귀한것이 되었고, 그것을 위해서 앞으로 향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왜? 왜?  한 나라의 군왕이 자신의 백성을 위해서 글을 만들고, 농토에 대한 책을 만들고, 천체에 대한 것을 만들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참혹한 연쇄살인 이면의 목숨을 건 개혁 프로젝트와 그것을 방해하는 거대한 음모의 대결.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알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세종시대를 거니는 것 같은 방대한 그 시대의 지식. 그리고 어느새 넘어가 버린 책장 처럼 박진감 넘치고 스토리.  <뿌리깊은 나무>에는 역사와 함께 이 모든것이 담겨져 있다.   수학, 천문학, 언어학, 역사, 철학, 음악, 건축, 미술 등 방대한 지식으로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내는 채윤과 그 주의에 비밀스런 인물들.   팔뚝의 문신, 무술년의 옥사, 위험한 금서<고금통서>, 마방진...  그것들이 미로의 막다른 골목 끝에서 얻은 작은 단서들이었다. 대제학 최만리, 학사 성삼문, 벙어리 무수리 소이. 그들은 무언가를 숨기거나 말하지 않고 있다. p.136

 

한반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 집단의 목숨을 건 비밀 프로젝트. 책장을 펼치는 순간 나역시 비밀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한발짝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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