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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3 - 혼돈의 장
전동조 지음 / SKY미디어(스카이미디어) / 2007년 6월
평점 :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육십이 넘어도 그 비열하고 치졸함은 똑같으니 말이다. 그것도 당대의 최고 고수라는 마교의 부교주가 이러니, 참, 마교도 참 불쌍한데, 이 유치 찬란한 남자의 무공은 끝이 없이 또 전진을 하고 있다. 드디어 묵향이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모든 것들을 기억해 내고 있다. 그의 기억과 함께 그의 수하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마인들. 그들의 세력과 함께 마교의 분탈를 만들기 시작한다.

할 건 다한다. 모사를 얻기위해서 삼고초려도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현경의 고수를 찾아내는 실력도 뛰어나다. 뭐 그렇다고 삼고초려를 한건 아니다. 그냥 가서 검 한번 휘두르니 따라온다. 죽기 싫으니 어쩌겠는가? 멋진 무협지 속 인물들을 <묵향>에서 떠올리면 안된다. 그런인물은 3권을 읽는 동안 한번도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재미있다. 마구 마구 책장이 넘어 간다. 어디까지 이렇게 갈지는 모르겠지만, 28권이 나왔다니, 갈길이 멀다.
<묵향>을 들고있으니, 회사동료들이 한마디씩 한다. '이거 뭐야. 아직도 나와'부터 시작해서, '12권까진 끝내주지. 그다음이 문제야. 왜 갑자기 판타지냐고', 지금 <묵향>에 맛들려 있는 사람에게 꼭 그렇게 초를 쳐야 하는지, 어쨌든, 덕분에 다크시리즈 3부작이 다른 이야기를 만든게 아니라, 그냥 하나로 이어진다는 걸 알았다. 뭐, 난 판타지도 좋아하니 상관없다. 이 유치한 아저씨가 판타지의 세계에서는 어떻게 바뀔지 그것도 궁금하다.
묵향의 유치함은 3권의 전체를 흐르는 맥이다. 작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무지하게 유치하다. 푼돈을 얻겠다고 거지들 돈을 뺏고, 조금 우습게 봤다는 이유로 한나라의 공주를 개패듯 팬다. 소제목부터 <벼룩의 간 꺼내 먹기>다. 작가도 알고 있긴 알고 있구나. 작가가 만들어 낸 인물이니 당연함에도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무공을 익히지 않은 범인들에게는 조금은 남자답다. 착하게 구니까 말이다. 팔하나 자르고 점혈을 하고는 살려줬으니 감사하라고 하는 묵향.
마교의 현 교주가 주는 선물속에 뭐가 있을까 여전히 고민하고 있겠지만, 이제 현 교주는 반신불수가 되어버렸고, 다음장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사실, 3권의 부제- 혼돈의 장은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책이 발간된 당시에 이런 제목들이 근사하게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리즈로 나온 후 읽으니, 쌩뚱맞긴 하다. 워낙 긴 이야기라 소 제목이 중요하진 않지만 말이다. 왠지 이또한 묵향의 성격을 보는듯 한 재미도 있긴하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한다. 유치한 할배의 무림 장악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