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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 ㅣ 난 책읽기가 좋아
알프 프로이센 지음, 비에른 베리 그림, 홍연미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평점 :
하하호호 아줌마 투덜투덜 아저씨 / 아줌마가 펼치는 꿈 속 같은 이야기 / 꼬마 친구 숲 속 친구 모두모두 즐거워 / 꼬마 친구 숲 속 친구 모두모두 즐거워 / 아무도 모르지만 숲 속 요정 알아요 아-아- 아아- /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을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들렀다가, 너무 반가운 책이 있어서 업어왔다. <호호아줌마> 어렸을 때 동생하고 이노래를 부르면서 재미있게 놀던 기억이 나는데, 호호아줌마가 책으로 나왔었는지 몰랐다. 일본 애니에 길들여져 있어서 인지, 당연히 호호 아줌마는 만화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이라는 겉표지를 보고는 너무 좋아 어쩔줄 몰라 하니까, 아이가 신기해 한다. 우리집에는 TV가 없어서 요즘도 <호호 아줌마>가 방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아이랑 호호 아줌마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고 깔깔 거리며 웃었다.
어느 날 밤, 호호 아줌마가 잠자리에 들었어요. 다른 아줌마들처럼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났죠. 다른 아줌마들처럼요. 그런데 세상에! 호호 아줌마가 찻숟가락만 하게 작아져 있지 뭐예요. "아니, 찻숟가락만 해졌잖아. 할 수 없지. 뭐. 이왕 조그마해졌으니 이대로 잘해 봐야지." P.7
호호 아줌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 낙천성이 첫장 부터 나온다. 아줌마가 아니면, 누가 이렇게 여유만만할 수 있을까? 사실 아줌마는 믿는 구석이 있다. 아줌마가 말만하면 쥐도, 고양이도, 개도 알아서 척척 일을 한다. 동물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지혜로운 아줌마는 비를 얼르고, 바람을 달래고, 태양에게 도전을 하면서 빨래를 하기도 한다. 여기서 끝일까? 절대 아니다. 무생물이라 여기는 후라이팬과 팬케잌 반죽까지도 어르고 달래는 폼이 여간한 심리학을 정공한 사람을 뛰어넘는다. 이런 근사한 아줌마에 이야기가 시작됐다.
노란색의 예쁜 책이 몽땅 호호 아줌마 이야기였어도 재미있었겠지만, 내용의 반은 호호 아줌마의 이야기이고, 나머지 는 이 근사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노르웨이 작가, 알프 프로이센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 <호호 아줌마>의 책이 있었는지도 처음 알았지만, 이 책 말고 다른 책들이 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 이외에 마법의 숲에 간 호호 아줌마와 호호 아줌마의 나들이가 또 있다. 조만간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
시도때도 없이 찻숟가락 만해지지만, 아저씨도 아줌마에게 꼼짝하지 못한다. 까마귀계의 여왕님이 괴기도 하고, 바자회에서는 1등 상품이 되기도 하는 아줌마의 모험은 흥미롭다. 가끔 저러다, 아줌마가 어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모든 동물을 아줌마 말한마디로 쥐락펴락하는 너무나 사랑스런운 여장부가 아닌가. 아줌마 의 이야기만 재미있는 건 아니다. 알프 프로이센의 단편으로 실린 <미국에서 온 인형 미리엄>이나 <꼳두각시와 장난감 친구들>도 아이들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아이만 끌어당기는건 당연히 아니다. 우선 읽는 나를 끌어 당긴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아이들 책이 너무나 재미있다. 당분간은 이 재미난 책을 쓴 알프 프로이센의 책들을 찾아보는 재미에 빠져버릴 것같다. 어쩜, 이 멋진 책을 이제야 발견했을까?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멋진 책을 발견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