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의 이름 2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신입생 크보스 군이 공명술을 무모하게 사용했다는 점이 그가 공명술의 기본적인 원칙들에 정통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P.65
총장의 한마디가 신입생 크보스를 1스팬(11일)도 안된 사이에 대신비 과정을 들을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그리고 크보스에게 언제까지인지 알수 없으니,헴 교수를 확실하게 적으로 만들게 해 버렸다. 갈퀴가 달린 채찍 세대를 맞는 조건으로. 이렇게 열다섯살 크보스의 대학생활이 시작된다. 뛰어난 신입생 크보스가 공명술로 헴 교수를 위기에 빠뜨리고, 그로인해 그는 대신비 과정을 듣는다. 그리고 채찍질과 함께 <피를 흘리지 않는 크보스>라는 애칭을 얻게 된다. 이똑똑한 녀석이 지혈역활을 하는 마취제가 무엇인지 알고, 그걸 미리 먹었을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는가?

불꽃처럼 빨간 머리를 가진 열다섯 소년. 이 소년이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다음 학기를 다니기 위해서 가능한 많은 수업을 듣는것 뿐이었다. 대학에서 사귄 친구들, 시먼과 윌럼은 알수조차 없는 가난은 그를 죽어라 공부를 하게 만들지만, 헴교수의 반감을 사고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는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크보스 엘리어, 여름학기, 등록금:탤런트화 세 닢, 조트화 아홉 닢, 드래화 일곱 닢.' 이 등록금 영수증이 임레에 '데비'를 찾아가야만 하는 이유였다. "서명 같은 건 필요없어. 약간의 피만 있으면 돼. 이 핀 깨끗한 거야. 피 세 방울만 내주면 다른 건 필요없어."(P.172) 공명술을 배우고, 대신비과정을 듣는 이에게 피를 달라니, 너에 목숨을 달라는 말이다. 그냥 돌아가려고 했다. 전당포 창문을 통해서 다 낡은 류트를 보기전까지는 말이다.
그는 어쩔수 없는 음유시인이고 극단원이다. 아버지가 연주하던 류트. 망가져버린 류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류트에 대한 유혹은 피 세방울 보다 훨씬 달콤하고 유혹적이었으니까. 손에 피가 나도록 류트를 튕기고 튕기면서 시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임레시 심장부에 위치한 에올리언은 또 다른 꿈을 꾸게 만든다. 모든 음악가들이 은을 지불하고라도 노래를 부려는 하는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가장 뛰어난 음악가에게만 주어지는 백파이프는 크보스의 삶을 바꿀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는 부르기 시작한다. <세이비언 트랠리어드 경의 이야기>를. 여성과 듀엣으로 불러야 하는 그 노래를... 그의 앨로인은 누구인가? 하나의 끊어진 현. 6개의 현으로 노래를 이어가는 크보스와 앨로인.
그녀가 미소 지었다. 따뜻하고 달콤하고 수줍은 그 미소는 펼쳐지는 꽃잎을 떠오르게 했다. 다정하고 정직하고 약간 당황한 얼굴. 그녀가 미소를 지을때 내 기분은...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거짓말로 꾸며내는 편이 오히려 쉬울 것이다. P.274
드디어 크보스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6개월전 마차를 함께 탔던 어여쁜 아가씨. 데나. 그녀가 그곳에 있었다. 너무나 자유 분방한 그녀. 그녀를 보기 위해서는 어떤것이든 할수 있을것 같은데, 자꾸만 사라져 버리는 그녀. 데나. 그녀는 크보스를 잊은 것일까? 만나면 사라지고, 다시 만나면 또 다시 흔적 없이 사라지는 그녀와 크보스의 이야기.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를 여는 첫 번째 이야기, [바람의 이름] . 전 3권중 2번째 이야기까지 읽어 내려갔다. 이제 다음편이 옆에서 나를 기다린다. 크보스의 대학생활은 영웅이 어떻게 만들어 지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모르는것 없는 이 똑똑한 녀석도 사랑앞에서는 움짝달싹 못하지만, 그가 행하는 치기어린 행동들이 그나마 크보스를 열다섯 소년이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2011년 3월에 출간된 제2권 [현자의 두려움(The Wise Man’s Fear?근간)]과 3권 [돌의 문(The Doors of Stone?근간)]도 서울문화사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언제 나올지 기다리는 시작이 무척이나 더디게 갈것 같다.
브라보를 연신 외치게 만드는 패트릭 로스퍼스는 7년 여에 걸친 집필 끝에 대학 졸업을 2개월 앞두고 마침내 《바람의 이름》을 완성했단다. 원고를 들고 여러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으나 줄곧 거절당하기만 했다가 DAW 출판사의 눈에 들어 2007년에 출간했다하니, 작가가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방대한 이야기들을 머리에 담고 있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펼치는 순간 이야기는 현실이 될것 같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읽어 내렸던 영웅담들은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극히 적은 양만을 이야기 해 왔다. 크보스처럼 애버린을 만날 당시부터 이렇게 길게 청소년 기를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던것 같다. 헤리포터처럼 어린아이를 모델로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열다섯 소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혀, 소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것은 현재의 크보스와 과거의 크보스가 끊임없이 교차해서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굉장히 재미있다. 두서없는 긴 이야기가 필요없는, 읽기 시작하면 책을 놓을수가 없는, ,반지의 제왕>이나 <헤리포터>만큼 강렬한 책이 될 것 같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