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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한권을 받았다. 낡고 허름해 보이는 책 한권. 어찌보면 커피를 쏟은듯도 한 그런 책 한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작고 아담하고 낡아보이는 책. 그런데, 책장을 넘기자 마자 별들이 쏟아져 내려온다. <나는 오성(五星)의 집결을 관측한 기록을 보고 동국(東國)이 이미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 아니, 관심조차 없었던 이야기가 이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천년의 금서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유신시대에 금지곡처럼 읽히지 못한 책이 금서일텐데, 이 금서가 천년동안이나 읽히지 못했었나 보다. 흥미를 끈다. 책 제목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 김진명작가의 신작이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서 얼마 안되어 읽었던 책이 세권짜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그때 가격이 권당 5,000원 이었다. 그 책을 보면서 자랐다. 그러니, 김진명 작가의 글이 반갑지 않을수가 없었다.
작가는 이야기한다. 오래전부터 우라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하는 의문에 사로잡혔었다고. 그래서 오래된 기록들을 찾아헤메고 그 추적의 결과는 놀라왔었다고 말이다.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의 읽어버린 역사를 되찾는 데 이바지 하길 바라기 때문에 썼다고 이야기 한다. 얼마나 엄청난 이야기가 숨겨 있길때, 작가의 말에 이런 글을 썼을까?
사서삼경에 목을 메고 죽은 시체한구가 발견된다. 자살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살이라고 하기엔 의구심이 남는다. 어떻게, 앉아서 죽을 수가 있을까?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목반장에게 ETER의 물리학자 이정서가 나타난다. 너무나 완벽한 이 남자는 못하는게 없다. 똑똑하고 집중력 높고, 언어면에서도 천재적이다. 경찰도 찾아내지 못하는것을 혼자서 척척 찾아내더니만, 죽은 여교수, 미진과 자신의 친구인 은원의 실종에 관여를 하고 은원을 찾아 중국으로 떠난다. .
사건의 한가운데엔 대韓민국이 있다. 대韓제국의 韓은 삼한시대의 한을 전승하여 쓰여졌다고 역사는 이야기 한단다. 그런데, 고려나 조선을 보더라도 더 넓고 웅장한 것을 따르려하지 작은 국가를 따르려고 하지 않는단다. 그렇다면 이 삼한은 어디서 왔는가? 역사학자들 조차도 이야기 하기 힘든 부분. 사실 나는 별 관심도 없었던 이야기 이다. 아니,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자체의 어떤 뜻이 있는 지도 몰랐다. 한민족이라고 하니, 국호에 한이 들어갔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韓이라는 나라를 작가는 하나하나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소설은 그의 여타 소설처럼 그렇게 긴박하지는 않다.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韓을 찾기 위해서 나아가는 한편의 재미있는 다큐같다. 그럼에도,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성이 뭔지조차 모르는 문외한을 끌고와서는 오성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왜 그것이 중요한가를 알려준다. 사서삼경중 한권에서 한후라는 왕을 친절하게 찾아내어주고, 이 한후가 우리의 조상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후한의 학자 왕부를 끌어낸다. 그뿐아니라, 오성의 행성집결과 조수의 밀려남을 기록한 저서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NASA의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그렇게 우리에게 韓의 실체를 보여준다.
작가의 집념이 韓을 보여주고, 우리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웅녀와 환웅으로만 알고 있던 단군왕검의 이야기 보다 더 오래전 우리의 거대한 과학 문명을 가지고 있던 우리의 시조에 대해서. 말살하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없어지지 않는, 우리의 뿌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알수 없었을 이야기. 우리의 시조. 내 아이들의 시조. 거대한 과학문명이 꽃피었던 그 곳 韓. 가슴이 싸헤진다. 소설속 주인공들이 찾아 헤메고 드리어 발견한 그곳을 위해서, 작가또한 얼마나 혼신을 다했을까? 그 혼신을 다한, 대韓민국의 韓을 나는 이 한권의 책으로 가슴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