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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칠흑 같이 어두운 밤,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 벨에게 줄 장미 한송이를 발견하고 장미를 꺾는다. 그 순간 그가 본건 야수였다. 목숨을 구하고 싶으면 딸을 데리고오라는 야수의 말에 반항도 없이 아버지는 딸을, 세딸중 가장 사랑한다고 믿었던 딸을 야수에게 바친다. 그리고 벨과 야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흔히 알고 있는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이다. 디즈니 만화 덕분에 미녀는 벨이라는 이름을 써야 만 할것 같은 강박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털복숭이 바야바를 닮은 야수와 공주시리즈의 맥을 잊는 벨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두번은 꼭 봤을 만한 그런 이야기다.
뉴욕야수가 나타났다. 요즘들어 눈에 들어오는 배우가 한명 있다. 알렉스 페티퍼. <아이엠 넘버포>를 통해서 나온 주인공이 알렉스 페티퍼 였는데, 그가 이번에는 야수로 돌아왔다. 야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겉모습의 변화는 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는 절대 판단해서는 안될듯 싶다. 책속 뉴욕야수의 이름은 카일 킹스버리. 잘생긴 외모로 학교에서 그는 언제나 왕족이었다. 아버지의 두툼한 지원도 그를 왕족으로 만드는 것에 한몫을 했다. 사랑이 없어도 자신을 따르는 학교의 퀸이 있었고, 그에게 있어 못생긴것은 죄악이었다. 그런 그에게 켄드라의 등장은 모든것을 망가트리는 전초일 뿐이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 모두가 네가 원하는 모습처럼 변해야 한다고, 카일 킹스버리?"(P.16) 그녀에게 장난이라도 댄스파티에 같이 가자고 하는것이 아니었다. 그 시간 이후 그는 변했다.

그럼 네가 못생기게 변하지 않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카일, 넌 지금도 가장 중요한 마음속이 흉측하거든. 만약 네 잘난 외모를 잃게 되면 그걸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영리하지도, 강하지도 않을 게 분명하고, 카일 킹스버리. 넌 야수 같아 - p. 16
내가 짐승이 되었다. 송곳니가 입술 바깥으로 길게 나오고, 손은 구부러져 발톱이 튀어나왔고, 온몸엔 털이 돋았다. 내가, 여드름이 나거나 입 냄새 나는 사람들을 경멸하던 내가 괴물이 됐다. 나는 야수였다 - p. 51
카일은 야수로 변한 뒤 사실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언론에 나타날까 봐 두려워 떠는 아버지, 자신을 사랑 한다면서 보라색 코사지를 원하던 슬로언도, 카일이 야수가 된 후 다 떠나버렸다. 이제 그에게 남은건 보라색 난초대신 흰장미를 사와서 자신의 파티를 망쳐버린 가정부 마그다 아줌마와 눈이 안보여서 카일의 과외선생니 될수 있었던 윌 프라탈리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아무것도 할수 없던 카일은 장미를 키우기 시작한다. 캔드라가 이야기하던 2년안에 사랑을 만나 키스를 해야만 마법을 풀수 있다는 그말. 그게 말이되는가? 누가 야수에게 키스를 해준단 말인가? 그것도 진실한 사랑을 동반해서 말이다. 하지만 <미녀와 야수>는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장미 온실에 침입한 마약쟁이. 그가 아드리언이 된 카일에게 딜을 한다. 자신을 잡아먹지 않으면 딸을 보내겠다고 말이다. 마법의 거울을 통해서 보여지는 딸, 린다의 모습. 카일이 잎사귀 떨어진 흰 장미를 건네줬던 아이. 예쁘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면서, 카일이 다니던 학교에 장학생으로 다녔던 그녀가 보인다. 카일이었을때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던 린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에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녀를 위해서 그는 무엇이든 해주고 싶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책으로 방하나를 가득 채우고, 그녀가 좋아하는 장미꽃을 그녀에 방에 넣어두고, 그녀가 좋아할만한 공주방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녀가 내가 말을 걸어주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나는 유괴범이 아니니까. 그녀가 가고자 하면 언제든지 갈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의 흰 피부에 뿌려진 황금색 주금깨도 만져보고 싶고, 그녀에 손도 만져보고 싶은데, 이제 나는 카일이 아니다. 아이드리언 야수다. 나는 그녀를 위해서 책을 읽고, 그녀를 위해서 장미를 가꾼다. 그는 두렵다. 발톱과 털로 덮힌 그의 모습이 두렵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 학교 다닐때 짝사랑하던 카일과 닮았다. 하지만 아니다. 완벽한 카일이 건내준 다 떨어진 흰장미가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가 보고싶다. 그런데 아이드리언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조심조심 내게 선물을 주고 나만을 위해 정성을 쏟아 주는 이는 한사람도 없었다. 나만을 위해서 아이드리언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하는 노력들이 보인다. 그가 점점 좋아진다.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2년안에 사랑을 찾을수 있을까? 책속 뉴욕야수, 아이드리언은 <미녀와 야수>속 야수와 닮아 있다. 바야바의 모습을 한 모습 그대로는 말이다. <미녀와 야수>를 읽으면서 왕자로 바뀐 야수의 모습만을 생각했었다. 왜 그가 야수가 되었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작가 알렉스 플린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 그가 야수가 되었을까? 마녀의 치기어린 장난으로? 책속 마녀, 캔드라는 유능한 마녀는 아니다. 그녀가 마법을 건 인물들이 한둘이 아니고, 마법을 풀 능력도 그녀에게는 없다. 그래서 캔드라 는 이야기한다. 이렇게 빨리 카일이 변할줄 알았으면 이런 마법을 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카일에게 마법을 걸때는 타당성이 조금은 있었다. 네 마음을 보여주겠어였으니 말이다. 뉴욕에 나타난 야수, 아이드리언과 린다의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따고 있어서 결말을 읽기도 전에 다 알고 있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래서 헐리우드의 유망주들이 대거 참여해서 새로운 판타지를 만들지 않았던가? 마법이 풀린 왕자와 공주같지 않은 못난이 린다. 그들의 또 다른 사랑이야기가 기대되어 지지만, 2년동안의 정은 무시할수 없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