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옛날 옛날 어느나라 왕비가 눈이 소복히 쌓이던 날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에 손가락을 찔렸지.. 손가락에서 나오는 붉은 피가 소복하게 쌓인 흰 눈위로 떨어지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왕비는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고, 머리칼은 흑단같이 검은 여자아이가 태어났으면 했어. 그리고 그 다음해에 왕비는 그런 여자아이를 낳고 죽었단다.  공주의 이름은 snowwhite, 백설공주였지.

 

흔히 알고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의 첫머리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눈처럼 희고 흑단처럼 검은 머리에, 붉은 입술을 가진 아이들을 우리는 흔히 백설공주라고 부른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외치는 사악한 마녀는 결국 죽음을 맞고, 책을 읽어주는 엄마도, 듣는 아이도 머리빗과 리본, 독사과로 공주를 헤하려고 하는 마녀의 죽음을 인과응보라고 여겨버린다.  그렇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외치는 이 책은 마녀의 이야기일까?  어떤 마녀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얼굴을 가린 소녀와 무엇인가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듯한 이 마을속 진실이 궁금하다.

 

2008년 11월 6일 여자친구들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10년 동안 감옥살이한 토비아스가 출소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 에서 순전히 정황증거만으로 재판이 이루어졌던 데다 당사자인 토비아스조차 사건 당일의 기억이 마치 블랙홀처럼 텅 비어 있어 자신이 정말 살인을 했는지, 아니면 억울한 누명을 썼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마을 사람들의 괴롭힘을 당한다.  여기에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대들다가 촌 동네로 쫓겨 온 아멜리,그리고 형사 보덴슈타인과 피아 콤비가 11년 전 사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마을은 또 다시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한다.

 

작가 자신이 사는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감과 감성으로 곧장 사건의 핵심을 파고드는 당찬 여형사 피아 콤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최신작인 이 작품은 시종일관 독자로 하여금 누구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경계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거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못하는것 하나 없는 토비아스를 시기해서 였을까?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한꺼풀씩 뭔가를 감추고 있다. 10년전, 토비아스는 백설공주를 닮은 스테파니 때문에 로라와 헤어졌고 스테파니는 다시 토비아스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리고 그날 두 소녀가 사라졌다. 토비아스에 집엔 스테파니의 가방과 로라의 혈흔이 묻은 잭이 나오고, 증거는 토비아스에 진술과는 상관이 없이 그를 범인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토비아스가 없이 그마을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아빠와 엄마.  마을은 아무 재미도 없는것 같은 일상적인 곳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곳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2008년 11월 6일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11월 24일 월요일에 끝을 맺는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다. 재미는 있지만 만만하게 읽혀 내려가는 책이 아니었는데, 10년의 세월을 담은 이 이야기는 고작 20일정도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시간의 간극을 느낄 수가 없었다.

 

성경 외전을 보면 토비트서가 있다. 토비트서의 토비트는 토비아스의 기원인데, 이 사람은 하나님이 보호를 해주시기 위해서 라파엘을 보낼정도로 선한 인물이다.  기독교에서는 외전을 성서로 보지않지만, 가끔 읽을 기회가 있어 읽어본 외전 속 토비트서를 읽으면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주인공, 토비아스 처음부터 선한 사람임을 규정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백설공주라는 뜻의 Scheewittchen 이 스테파니와 비슷한 발음이기에 백설공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토비아스의 출소부터 그가 범인이 아니군하는 생각을 했다. 책은, 범인을 알아내는 과정이다.  카리스마 짱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각각의 애정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보다는 이들 콤비의 눈부신 활약, 끈

질기게 파고들어 진범을 찾아내고자 하는 모습과 그들을 통해서, 아니 테스와 아멜리를 통해서 밝혀지는 비밀들이 끔찍하다.

 

철거촌과 부랑자 숙소, 베를린의 뒷골목에서 세상의 모든 악을 봤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몰랐다.  평화롭게만 보이던 알텐하인에, 그렇게 지루하고 심심하게만 느껴지던 촌구석에 이렇듯 잔인하고 무자비한 인간들이 선량한 시민의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니! - p. 457

 

출간 즉시 33만 부 판매! 32주간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No. 1 기록! 미스터리의 본고장 유럽을 열광시킨 바로 그 소설이 이제 당신을 찾아간다. 라는 선전문구가 어색하지 않을정도로 이 책은 미스터리하다. 하지만, 그와 함께 인간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나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  결론은 이미 나왔다.  첫장부터 이야기의 결론은 나왔지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선사한 마녀들을 밝혀내는 과정들이 소름을 돋게 만든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되지만, 사람이기때문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남편의 소시지 공장 한켠에서 글을 썼다는 넬레 로이하우스의 글솜씨는 대단하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걱정을 했는데, 전세계 11개 언어로 번역후 , 마을은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니, 한편의 글이 미치는 파장이 대단하다. 게다가 25만부가 팔렸다는 말에, 남편이 자신은 소시지 25만개를 팔았다고 했단다.  이런 유머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나보다.  글씨가 작고,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다보면, 15,000원이 안되는 책값이 감사함을 느끼게된다. 요즘 책들이 어찌나 비싼지.  읽는 재미가 톡톡하다. 책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으니 말이다.  주일밤에 읽으면서 한장만 한장만 더 하다가 밤을 세워버리고는, 일주일이 엉망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이런 책 맛나는 책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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