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꿈을 키워라 아빠는 소를 키울게
박우식.박하림 지음 / 꽃삽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손 편지를 쓴지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인터넷이 발달 되어있고, 쪽지나 e-mail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는 메일속에 가족에게 보내는 메일은 몇통이나 될까? 일년을 곱씹어봐도 사무적인 메일외에 가족과 주고받는 메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데, 일년을 딸과 함께 메일을 주고받은 부녀가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힘겨운 고시 공부를 하는 딸과 농촌에서 소를 키우며 딸을 응원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근사한 아버지네.  소를 키운다는 글만 대략적으로 읽고는 이 아버지 대단하네 하고 있다가, 아버지, 박우식씨의 이력을 보고는 약간 속은 느낌이었다. 이력이 너무 화려하잖아.  이런 분을 농군이라 할 수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서 TIME지를 읽고, 영어로 글을 쓰고, 시를 쓰는 아버지. 음악교수로 무대에 서는 어머니. 그리고 화교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대 법학원에 다니다 유학하고 고시공부를 하는 딸. 거기에 2년만에 외무고시 합격.  너무 부러워서 배가 살살 아파왔다. 처음엔.

 

1년을 한결같이 편지를 쓴다는 건, 정성과 사랑이 그만큼 충만해야 가능한 일이다.  딸에 대한 사랑만이 아버지가 글을 쓰는 원천이 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박우식씨는 요즘 말로 딸바보 아빠다. 두 딸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어쩔줄을 모른다. 자기 딸에게 쓰는 글이니, 누가 뭐라겠는가? 또 이렇게 책으로 나올줄 알았겠는가? 그냥 딸이 곱고 예쁘고 안쓰럽고, 그래서 딸에게 힘내라고 글을 쓰고 응원을 하고 있다.

1년동안 고시촌에 있다가, 떨어진 딸이 또다시 고시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 그래. 너 해라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칙칙한 고시촌에 박우식씨는 딸에게 작은 행복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전화가 아닌,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딸은 그 메일을 아침마다 읽고 힘을 얻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빠는 딸을 안다. 그또한 고시촌에서 공부를 했었던 터라, 딸아이가 겪고 있는 일들을 알고 있다. 화교학교를 나오고, 중국에서 공부한 딸이 고시공부를 하면서 우리 나라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때 꼬박 앉아서 공부하는것을 배우는 것도 좋을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와 함께 인생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녀지간이 얼마나 될까마는, 참 따스하다.  아이에게 힘이 되어지는 글들을 통해서

아빠는 아이와 함께 고시공부하는 1년을 함께 배우고 자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의 삶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하고, 우리를 위축시키는 방해물이 되기도 한다. 두번째 경우일 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를 궁극적으로 기회를 잃어버린 삶으로 몰아간다." 아빠는 글속에 티머시 이건의 글을 함께 써주면서 딸아이가 잊고 있을수도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몰입과 거리 두기>를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해준다. "즐겁게 놀아라. 단 스포츠맨십은 잃지 말고, 경기는 어디까지나 게임일 뿐이다.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지나친 감정표현을 하면 추해질 수 있다는 것도 '거리두기'를 통해 명심하시길를!'(p.44) 

 

딸은 그런 아빠의 맘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빠가 해주는 이야기들을 언급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소소한 하루 일과를 이야기 해주면서, 타지에 있는 딸을 걱정하는 아빠를 위로한다. 열강을 하는 강사의 수업을 듣기위해 밤에 책가방으로 줄을 세우는 방법, 어디로 운동을 하러 가는지, 스터디를 어떻게 하는지, 하루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하고 있다.  가끔식 영작과 영시로 아빠를 놀래키기도 하고 말이다.  그뿐인가?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글들이 아빠의 맘을 안심 시킨다. '벌써 주말, 국제경제학도 절반을 넘었 답니다. 국제수지표 기입하는 방법이 나를 애먹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중으로 무찔러 주겠어요!'(p.167)

 

아이에게 나는 어떤 힘이 되어주고 있나 생각하니 짠하면서 부끄럽다. 딸, 하림적절한 어휘와 딱 어울리는 인용문을 쓰는 부녀. 에게 아빠가 이야기하는 권투선수의 비유 '권투 선수들이 시합 끝나고 힘이 남아 팔팔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저런 힘이 있었으면 더 열심히 싸워야지. 종이 울릴 때는 승리자로서 군중에게 답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릴 힘만 있으면 출분할 텐데'라고 생각한적이 있다'(P.255)   딸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표현이 내게 하는 말 같다. 나는 내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 도전을 받아, 몇일 전부터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에 e-mail를 보내기 시작했다.  매일 글을 쓰는게 쉽지가 않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말 한마디면 더 할말이 없는 것을 보면서, 벌써 소통의 부재구나 싶다. 이렇게 여러방면의 글을 딸에게 보내는 아빠. 근사하고 멋지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내 아이들에게 글을 쓴다. 씩씩하게 앞을 보고 용감하게 나아가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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