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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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단 두 개 관으로 시작했다가, 입소문을 타고 장기 상영에 들어가 100여 개관으로 확장 개봉되며 5억 엔이 넘는 흥행수익을 기록한 영화 「카모메 식당」의 원작 소설을 만났다.  작가 무레 요코는 여성들의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 일본에서는 ‘요코 중독’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일본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말에 고개가 끄떡여진다.

 

 


 

사치에, 헬싱키 시내 길 한 모퉁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간판도 없고, 입구에 '카모메 식당'이라고 일본어와 핀란드어로 조그맣게 써놓은 식당안에 혼자 오도카니 앉아 있는 동양인 여자아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래서 '카모메 식당'이 아니라 '어린이 식당'이라고 말들을 했다. 왜 아이 혼자서 식당을 지키고 있을까? 그런데 이 여자 아이가 여간한게 아니다. 음식도 만들고 핀란드 어도 할 줄 안다.  어느 부유한 사업가의 손녀쯤 될까? 소문은 소문을 낳는다.  '카모메 식당'안에 그녀. 서른여덟의 그녀를 사람들은 열다섯의 소녀로 바라본다. 서양인들은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키가 작고 왜소하면 말이다. 스물여덟에 외국여행을 떠났을때, 내 나이를 이야기하면 다들 놀랐던 기억이 나다. 서양인들이란..  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던 사치에는 바느질보다 요리 솜씨가 좋았다. 그녀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만들어준 집 밥과 아버지가 만들어준 오니기리로 제대로 한끼를 먹고 싶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음식점을 하기위해 택한 곳이 핀란드다. 복권 당첨소식과 함께 그녀는 핀란드 헬싱키로 왔다.

 

미도리. 자신의 삶이 없었다. 부모님이 하라는대로 살았고, 그렇게 살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가족들에게 짐이 되어져 버렸다. 억울했다. 열심히 살았는데, 부모님도 봉양하면서 살았는데, 어떻게 자신에게 오빠가 짐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사랑도 결혼도 못하고 마흔이 넘어 버렸다. 어디론가 떠나야지. 눈을감고 손가락으로 지도를 짚은 곳, 핀란드. 가자. 핀란드로.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혹시, 일본인이세요? 독수리오형제 노래를 아시나요?"  당연히, 독수리 오형제 가사를 안다. 그 인연으로 사치에와 함께 한다.  사치에는 참 아담하고 예쁘다. 자신과는 다르다.  돈을 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일본광인 토미에게 커피를 무료로 주고도 좋단다. 장사가 되지 않으면서도 오니기리를 고집한다. 그런 그녀의 가방을 봤다. 부자구나. 그래서 돈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구나.  하지만, 난 뭔가를 해야하지 않을까?  예쁜 그림을 그리고, 열심히 일을 돕는다. 이제야 살것 같다.

 

마사코.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50세가 되어버렸다. 결혼도 하지 않고 줄곧 부모님 뒷바라지만 하고 살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하루하루 할 일이 없어지니 이제 스스로도 뭔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아버지 기저귀를 갈아드리다가 뉴스에서 '부인 업고 뛰기'를 하는 핀란드에 관한 내용을 보고, 핀란드에 가고 싶었다. 그래서 핀란드로 왔다. 그런데, 오자마자 짐은 찾을 수 없고, 할일도 없고, 숲에서 먹은 버섯으로 입이 마비가 되어버렸다. 핀란드가 거부를 하나보다. 주제도 안되면서 왔다고 싫어하나보다. 그런데 그녀들이 나를 잡는다. 이곳에 있으라고. 커피 한잔을 마시다가, 집에서 먹는것 같은 오니기리를 먹으면서 이곳에 있기로 했다. 이곳이 좋다.

 

세명의 여인들이 있는 '카모메 식당'에 한사람 한사람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남편이 바람을 펴서 도망쳐 버린 리사 아줌마. 항상 웃고 있는 그녀들이 신기했다. 자신은 언제나 무뚝뚝한데 말이다.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준 음식을 먹고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을 하고, 강아지도 키우기 시작한다.  딸들과 손주들을 위해서 도둑질을 그만두기로 한 마티. 그에게 사츠에와 미도리의 웃는 모습은 딸들을 닮았다.  그의 딸들이 그녀들처럼 웃기를 바란다. 그래서 도둑질을 그만뒀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에 집착하는 금발의 오타쿠 청년, 토미. 누가 뭐래도 토미는 '카모메 식당'의 첫번째 단골이다.  자기보다 어린줄 알았던 사츠에가 아줌마라니. 그래도 그녀가 좋다. 검은 종이로 뭔가를 만드는 그녀들이 있는 이곳이 좋다.

 

<카모메 식당>을 본적이 없었다. 그렇게 유명한 영화라는데, 왜 몰랐을까?  책을 읽고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책 표지에 나와있는 사진, 사츠에역으로 나왔던, 고바야시 사토미다. 참 곱다.  열다섯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책으로 읽었던 미도리는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영화 속 미도리, 카타기리 하이리. 독특하다.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미도리가 카타기리 하이리와 어색하게 충돌해 버린다. 그리고 마사코역에 모타이 마사코. 2007년 일본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이란다. 그녀는 딱 마사코였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참 조곤조곤하게 들려온다.  영화는 그녀들의 속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왜 일본에서 핀란드로 오게되었는지.. 책을 읽어야만 보인다.  책이든 영화든 어쩜 이리 곱게 잘 만들었는지 모른다. 굉장히 짧게 느껴지는 책. <카모메 식당>.  그녀들이 차려주는 김으로 곱게 싼 오니기리와 차한잔 마시고 싶다. 그곳에 가면 모든일이 다 잘 풀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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