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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한 조각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평점 :
고모는 압둘을 내 가슴에 바짝 안겨 주고는 젖꼭지를 아기 입술에 물렸다. / "고모들이 젖을 먹이면 안 되나요?" 나는 마리 고모와 아비바투 고모에게 물었다. 이런 일까지 귀띔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99
열네살 소녀가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아이가 아이를 낳아서는 고모들에게 말을 한다. 고모들이 아이한테 젖을 주라고 말이다. 아무런 지식이 없는 아이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그런데 이 아이, 두 손이 없다. 이 아이에 사촌들도 손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에 이름은 마리아투 카마라. 1987년 서부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책이 너무 고와서 동화라고 생각했었다. <망고 한 조각> 감성을 자극하는 책 제목도 한몫했다. 입안 가득 망고를 베어물었을 때 향긋함과 달콤함이 감돌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마리아투의 이야기는 그런 달콤함도 향긋함도 아니다. 마리아투의 고향 시에라리온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정말 작은 나라이다. 이 나라 농촌의 평균 임금은 하루 1달러도 미치지 못하고, 기대 수명도40세다. 거기에 1991년 부터 2002년까지 끔찍한 내전에 휘말렸던 곳이다. 이 곳은 부모가 아이들을 키우지 않고 사촌에게 맡기는 풍습이 있어서, 마리아투는 고모손에 자란다. 그곳에서 사촌들과 사랑으로 키워진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부분에 국가들 처럼, 마리아투는 열세살에 고모부 친구에게 청혼을 받게된다. 열세살 아이에게 나이든 아저씨라니.. 거부를 하지만, 그 나이많은 아저씨는 마리아투를 강간을한다. 물론 이 어린 소녀는 무엇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아이를 낳는다. 이게 끝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임신을 했는지도 모르는 이 어린소녀는 반군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두려움속에서 반군 소년들에게 두 손을 잘리게 된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그 손으로 대통령에게 투표를 할까봐 손을 잘랐단다. 마리아투에 사촌들도 그래서 손을 잃어버린다.
마리아투가 반군을 만났을때를 적은 이야기들은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다. 그 아이들역시 마리아투처럼 어린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전쟁이 무엇인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놀이쯤으로 여기는것 같았다. 피는 피를 부른다. 그리고 그 피는 사람을 잔혹하게 만든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 어린 아이는 반군과 맞딱뜨리면서 끊임없이 기도를 한다. 제발 저 총에 맞아서 죽게 해달라고. 하지만, 아이는 살아난다. 두손이 없이도 살아난다. 배고픈 아이에게 나눠준 망고한조각을 먹고, 가족을 찾아 삶을 찾아 길을 떠나, 아이는 살아나서, 아이를 낳는다. 너무나 어린 나이이기에, 자신이 낳은 아이의 죽음을 보면서 자책을 하기도 하지만, 아이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영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와 캐나다로 갈수 있는 기회가 말이다.
시에라리온에 있었을때와 캐나다에서의 마리아투의 삶은 많은 변화가 있다. 두손을 잃은 마리아투와 사촌들은 구걸을 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구걸을 한다. 그리고 구걸한 돈으로 음식을 산다. 의존적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캐나다에서 오는 돈을 당연시 여기고, 자신들 중 누군가가 북아메리카로 가서 돈을 보내면 그걸로 먹고살면 된다는 그런 의존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교육에 부재때문일 것이다. 어떠한 교육도 받지 않은 아이들에게 누군가가 무엇을 주는것을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을지 모른다. 그들의 부모가 그랬던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6년에 삶은 마리아투를 바꾸어놓고 있다. 교육을 받고 마리아투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에라리온을 위해서 말이다. 자신에겐 손이 없지만, 목소리가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고, 앞뿐만 아니라 뒤도 함께 볼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있다. 자신과 같은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녀에 글을 읽는다. 자신에 글을 잃어 줄 사람이 있을까 하고 걱정 하던 마리아투의 이야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