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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경기고등학교를 지나, 진흥아파트를 지나서 서광아파트 앞에 다다르면 나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다니는 회사가 강남의 노른자위 압구정과 청담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유명한 엔터테이먼터가 즐비하고, 일반 국산차들보다는 외제차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이 청담동이고 압구정이다.
너무나 세밀하게 동내를 그려주고 있다. 항상 다니고 있는 그 길들이 보인다.
<압구정 소년들>은 동네 이름때문에, 그리고 이재익작가라는 이름때문에 손에 잡은 책이다.
베스트셀러 <카시오페아 공주>로 다양한 장르에서 범우주적인 상상력을 선보였던 이재익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저자의 모교이기도 한 압구정 고등학교 동창생들의 엇갈린 사랑과 야망을 그린 반자전적 소설인 <압구정 소년들>은
서연희라는 유명 여배우의 자살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동을 배경으로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과거와 현재라는 두 축이 맞물려 교차 편집되며 전개되는 스피디한 스토리는 재미와 스릴을 마음껏
느끼게 한다.
네 명으로 결성된 스쿨 밴드 ‘압구정 소년들’을 통해 90년대 강남 키드들의 성장통을 작가 특유의 템포 빠른 문장으로 풀어낸
성장소설이 한 축이라면, 대형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CEO가 된 박대웅, 기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현우주, 유명 여배우이자 박대웅의
부인인 서연희 등 세 사람의 현재와 과거를 통해 그려지는 미스터리 스릴러가 나머지 한 축이다.
SBS 라디오 PD로 1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이재익작가의 글답게, 현실인지, 허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너무나 노골적으로 연예계를 보여준다고 해야할까.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동을 배경으로 한 아이들의 성장이야기.
책속 아이들이 만든 밴드 이름이 '압구정 소년들'이다. 참 재미없는 이름인데, 이 속에 이 아이들의 고민이 담겨져 있다.
책을 처음 보았을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샤갈의 <도시 위에서>였다.
이 소설의 메인 테마인 '구원'을 이야기하는 <도시 위에서>... 샤갈과 그의 아내 벨라가 도시 위를 나는 모습은 서연희를 떠오르게 한다.
어떻게 이 작품을 표지로 쓸수 있었을까 싶었는데, 책 내용을 보니 황소북스에서 무단히 노력한 끝에 얻은 결과였다.
다 끝난것 같은 이야기의 반전이 대단하다.
중간중간 이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설마 하다가, 헉하고 놀라게 된다.
<카시오페아 공주>가 베스트셀러가 되었을때도 읽어보지 않았었는데, <압구정소년들>을 읽은후 그 책을 손에 잡게 되었다.
작가의 근성이 느껴진다.
글잘쓰는 작가에게 휘둘리는 기분도 꽤나 좋다.
이것도 독자의 권리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