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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빌려드립니다 - 백수 아빠 태만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홍부용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문화구창작동 작품답다.
글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백수 아빠 태만의 개과천선 프로젝트라는 부재를 읽고는 청소년 소설인지 알았다.
아빠와 딸에 문제인가 정도로 말이다.
4학년 딸아이의 필독도서중에도 300페이지정도의 책이 있는걸 보고, 300페이지 넘는 청소년 소설도 많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책... 청소년 소설이라 칭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가족 소설>이다.
백수 아빠 태만의 개과천선 프로젝트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엉뚱 발달 3학년 아영은 '엘리펀트데이'에 자신에게 필요없는 아빠를 학교에 오게한다.
엄마가 아빠보고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했단다. 자신에게 쓸모없는 아빠라니.
이거. 고려시대로 본다면 신 고려장쯤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엘리펀트데이'에서 아빠는 결국 진태아빠가 되어버린다.
속시원한 아영? 맞는 말인가?
아빠때문에 하루도 손에 물마를 날 없는 엄마는 왜 좋아하지 않고 화를 내는지?
진태는 매일 잠만 자는 아빠가 뭐가 그렇게 부럽다는 건지 모르지만,
아영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시작한다.
아빠가 필요하신분.. 모두 모두 연락주세요. 염가에 처리해 드립니다.
그런데, 이상하다.
세상엔 아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빠한테 혼나길 원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진태할머니의 아들 노릇을 하고, 아름의 아빠노릇을 하고, 20대의 아버지 노릇을 하기도 하는 태만.
태만은 아빠랜털 사업을 하면서 조금씩 변해 간다.
태만이 이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누구나 애를 낳을 수는 있지만 누구나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자격 미달인지,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아버지란 존재 때문에 아파하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 때문에 아빠 랜털 사업이 번창할수록 태만은 씁쓸했다. - p.260
엉뚱하다. 그럼에도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인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무능력한 아빠의 백수 탈출기나, 개과천선 프로젝트가 아니라,
우리에게 아빠라는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그게 부모가 아닐까 싶다.
아빠만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 모두의 이야기,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