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순간, 그의 눈이 조디의 눈과 마주쳤다.

예전에 그는 언제나 조디의 시선을 뚜렷이 바라보지 못했다. 그레이스와 꼭 닮아 있어 그 눈을 쳐다보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일인지 지금은 조디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조디의 푸른 색 눈이 마치 바다에 불을 지른 것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루텔리는 그 눈에서 어떤 메시지를 읽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한 메시지

구해줘!                                            - p. 338

 

기욤뮈소의 소설은 프랑스 소설답지 않다.

언제나 미국이 주요 무대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들은 헐리우드 영화속 한장면 같다.

어찌 어찌하다보니, <구해줘>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구해줘>는 출간 즉시(2005년) 주목받기 시작해 78주 동안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최상단(현재 1위)에 랭크돼 있을 만큼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다른 그에 작품들을 읽은 후에, 읽었기 때문인지, 다분히 기욤뮈소 답다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지만,

처음 이 작품이 프랑스 독자들을 어떻게 열광시켰을지 알것 같다.

전혀 프랑스 소설 답지 않는, 관념적이거나 너무나 고급스러워서 함부로 할수없는 문학과 예술, 거기에 난해함만을 논하는 프랑스 문단에 그의

소설은 엄청난 자극이었을 것이다.  
내가 처음 기욤뮈소의 다른 책들을 읽었을 때처럼 말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 <당신 없는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그 후에>

지금 보면 소설들은 닮아있다. 내용이 닮아있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닮았다.

딱 기욤뮈소 소설답다다. 그리고 이 소설 <구해줘>는 그의 소설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들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지은이를 모른채 읽었어도, 이 글은 기염뮈소의 책 임을 알수 있다.

 

사랑은 참 다양하기도 하다. 남녀간의 사랑, 보모자식간의 사랑, 친구간의 사랑.

그많은 사랑이 <구해줘>에는 나와있다.

브로드웨이의 무대에서겠다는 열망을 품고뉴욕에 오지만 절망만 가득안고 사는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와 아내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생의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난 의사 샘이 어느 날 운명처럼 만나 불꽃같은 사랑에 빠져들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알수 없는 일들과, 10년 전에 죽은 형사, 그레이스. 저승사자라니 이게 말이될까?

허무맹랑하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끝이지만, 소설은 그래서 소설 아닌가?

거기에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실과 이 소설이 왜 <구해줘>인지.
허무하다고 하는 독자들도 분명 있겠지만, 2005년에 발간된 이 작품이 내 맘을 잔잔하게 흔들어 놓는다.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 사랑한다면 당신 앞을 막아설 운명은 없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막아설 운명을 옆으로 비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분명 난, 그의 작품들의 면면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다음작품도 어떤 내용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난 그의 책을 읽는다.

이 가을 따뜻한 맘이 필요할땐 따뜻한 커피 한잔보다 그의 책 한권이 더 달콤하고 따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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