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3년이 더 된듯 하다.

아이들과 함께 김동수 플레이하우스에서 하는 『우동 한그릇』이라는 연극을 보기시작한것이 말이다.

매년 왜 그 연극을 보게 되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이야기인데도, 난 아이들과 함께 그 연극을 본다.

따끈한 우동국물이 떠오르고, 그 와 함께 인간애가 떠오르는 공연.

그런데, 참 우습게도 이제야 원작을 읽게 되었다.

 

『우동 한그릇』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이 배경이다. 일본은 매년 해가 바뀔때 우동을 먹는 풍습이 있단다.  해가 바뀌기 바로전

작은 아이와 큰 아이와 함께 들어와 우동 한그릇을 시키는 엄마가 있다.

우동집 여주인은 서비스를 더 주자고 하고, 남주인은 미안해 한다면서 반묶음의 우동을 더 끓여서 내준다.

우동 한그릇을 너무나 맛있게 먹는 가족.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배웅을 받으면서 다음해에 또 오고싶어하는

가족. 150엔하던 우동한그릇의 값을 올릴수 없는 북해정의 주인.

 

『우동 한그릇』은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동 한 그릇 / 켄보우의 행진곡이 들려온다 / 부치지 않을 편지-그대들에게 / 네덜란드 감자 / 산타클로스가 된 소년 / 어머니의 눈물
-제1화 하얀 카네이션 -제2화 바다여 / 켄타와 아빠

까지, 구리 료헤이의 동화 여덟 편이 수록되어 있다. 가족 간의 사랑, 이웃과의 인연을 그린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인생의 힘든 순간에 서로를 지탱해 준 사람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담겨 있다.

 

구리 료헤이의 글들은 동화구연을 염두해 두고 쓴 동화구연용 글이다.

그래서 긴 설명은 없다. 바로 바로 장면이 넘어가는데, 그게 또 동화구연의 맛이 아닌가?

귀신경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도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할수 없기에 애를 쓰는 캔의 아버지, 가슴절절한 사랑이 느껴지는 부치지 않을 편지,

믿음은 반드시 이루어 지는것을 보여주는, 딱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산타클로스가 된 소년과, 감자라고 해도 될것을 네델란드 감자라는

이름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네덜란드 감자, 그리고 어머니의 눈물 1,2화와 켄타와 아빠까지.

그리 긴 글들은 절대 아닌데도, 울림이 있다.

다분히 일본적이리가 일본의 색채가 여기저기 묻어남에도 『우동 한그릇』이 장수하면서 공연을 하고 있고, 읽히고 있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나라를 넘어서 그 속에 담겨있는 서민들의 따스함 때문일 것이다.

 

길지 않은 글.

그럼에도 가슴 따뜻한 이 글들이 한 여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그런 하루다.

아이들의 아픔은 모두 어른들이 만들어낸 상황들 이라는것을 알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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