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빛 - 검은 그림자의 전설 안개 3부작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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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페로의 [푸른수염]을 어렸을때 읽었다.

읽으면서 얼마나 무서웠던지, 지금생각해도 책으로 읽고 머릿속에 각인된 이미지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작은 방엔 들어가면 안되오하는 푸른수염. 그리고 그 금기를 반드시 외면해 버리는 부인들.

[9월의 빛]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생각났던 이야기가 푸른수염이였다.

왜 푸른수염이 생각났을까? 너무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하는 라쟈루스 얀의 금기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호프만에게서 오는 편지는 절대로 뜯으면 안되오. 아내가 있는 방에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되오.

왜 안될까? 고용주가 하지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함에도 이 금기는 유혹의 힘이 강하다.

편지속엔 어떤글이 있을까? 저 방엔 왜 들어가면 안될까?

 

금기를 깨고 일어나는 일들은 언제나 무섭고 끔찍하다.

그 배후가 선하던 악하던 간에 금기를 깬 사람에게는 어떠한 보복이 일어난다.

 

[9월의 빛]은 이레네에게로 시작하는 편지글로 시작해서 이스마엘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끝난다.

처음엔 이레네에게 쓰여진 글이 작가의 개인적인 글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 짧은 글속에 이야기가 다 들어있다.

이레네 가족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게된다.

안개속의 성, 크래븐무어 속 장난감 왕국의 장난감 제작자, 라쟈루스 얀.  그를 만나면서 그들의 삶은 변한다.

파란 만이 있는 작은 고장에서 이레네는 이스마엘을 만나고, 도리안은 자신의 세계를 찾고,

엄마인 시몬은 새로운 사랑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있다.

으슬으슬 음산한 공기 속에 뭔가가 있다.

 

9월의 빛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이것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등대의 불빛이 9월의 빛이란다.

사랑과 욕망.

어떤것이 더 클까?

욕망으로 저당잡혔다가, 사랑으로 파괴해버리고 싶은 그 무엇이 있다.

 

라쟈루스 얀의 과거와 도플갱어.

내가 알고 있는 도플갱어는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이 동시대에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영화의 영향이었을것이다.  이 글에서는 도플갱어를 그림자로 알려주고 있다.

내가 아닌 나의 존재.  도플갱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드는 소재로 충분하다.

그 도플갱어와 9월의 빛. 그리고 장난감 왕국.

 

이야기는 세속적이다. 드라마로 만든다면 다음이 보여지는 드라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책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그려진다.

내용이 그려짐에도 그 다음이 궁금하다.

너무나 상세하고 세심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스크린을 머리에 그려놓은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이레네와 이스마엘의 만남이 궁금해지고 아쉽다.

내 눈에서 만나야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말이다.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3부작 연작소설로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과 함께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을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처녀작이라는 [9월의 빛]

첫 권에 해당하는 작품이 이렇게 생생한 묘사와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으니, 다음 연작소설이 궁금하다.

어떤 내용으로 독자들을 흥분속으로 몰아놓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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