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거친밥과 슴슴한 나물이 주는 행복.

이 문구가 참 곱다.

<착한 밥상 이야기>를 읽을때도, 이 문구 때문에 읽기 시작했었다.

조물조물 밥에 양념을 하고 달군 후라이펜에 구운 누릉지밥은 <착한 밥상 이야기>를 읽은후 해먹는 우리집

주요 간식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생각만으로도 흐믓하고 입에 침이 돈다.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와 함께 살아본 경험 덕분인지, 조미료든 음식을 싫어한다.

11살이 되고 8살이 되었는데도, 피자나 햄버거보다 푸른빛도는 채소를 좋아한다.

학교에서 시금치나 다른 나물이 나오면 천국이라고 말을 하는걸 보면 나물을 좋아하긴 정말 좋아하는거다.

 

<착한 요리 상식 사전>은 너무나 고운 윤혜신님이 딸에게 주는 요리책이다.

분명 요리책이다.

장 만드는 법도 나와있고, 나물 무치는법, 고기 손질법도 나와있다.

그런데, 요리책이라는 느낌보다는 편지를 훔쳐보는 느낌이다.

윤혜신님에 딸에게 쓰는 글들을 내가 딸이 되어 읽고있는 그런느낌이다.

 

시집가기 전에 울 엄니가 해주셨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미역국에는 파를 넣지 말아야하고, 음식을 먹을때 이런 음식과는 어울리고 저런음식과는 상극이라는 이야기들.

잎을 먹는 채소, 뿌리를 먹고, 열매를 먹고, 줄기를 먹는 채소들의 손질법.

멋도 모르고 엄마가 미역국에 파를 넣으면 안된다고 해서 안넣었다.

윤혜신님도 딸에게 이야기를 한다.

해조류에는 파를 넣으면 안된다고. 울 엄니보다는 유식하게 이유도 알려주신다.

그래도 반갑다. 울 엄니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려서 반갑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건 며느리에게도 안알려주는 요리비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내가 딸이된냥, 제목에 끌려서는 쓱쓱 넘겨간다.

중간 중간 나오는 맛갈난 음식들에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면서 책이 잘도 넘어간다.

내가 해보지 못했던, 그러면서도 쉬운 밑반찬들을 보면서 요것도 해보고 조것도 해보고 싶다.

동파육을 한번 해봐야겠는데... 요즘 할인마트들의 전쟁으로 삼겹살꺼리들이 꽤나 저렴해진 김에 동파육 한번 해봐야겠다.

워낙에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꼴깍 침을 삼키면서 넘어갔는데, 내 손에서는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은 못하겠다.

 

책을 읽는 내내 윤혜신님의 사진이 나올때면, 참 곱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한 밥상을 꿈꾸면서 예쁜 생각, 예쁜 꿈, 예쁜 맘만 쓰셔서 그럴까?

음식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고, 손맛이 더해져서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 간다는 착한밥상 전도사.

윤혜신님의 <착학요리 상식사전>은 읽는 것만으로 착해지는것 같다.

이 책 한권 다읽고, 얼마나 착해졌는지는 저녁밥상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깨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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