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
주경철 지음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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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책이 내 코드에 딱 맞았을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수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구름위에 누워서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것 같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 같다.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내게 그런 책이었다.

어쩜 요렇게 내 코드에 딱 맞는지.. 주경철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진다.

문학을 좋아한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책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책을 좋아함이 대중없음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나의 책읽기는 뚜렸한 줄기가 없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대충 그런식으로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 멋진책은 그 줄기들을 하나씩 가지런하게 엮어도 주고, 계보를 이어준다.

읽는 내내 그래서 너무나 감미롭게 책을 읽어내려갔다.

 

크게는 29작품을 논하고 있는데, 그속에 조금씩 언급된 작품들 까지 거론을 하면 서른 작품이 넘는다.

아이에게 이솝우화를 읽어주면서도 왜 그 책이 성인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이솝 우화속 이야기들을 이솝우화로 접한것이 아니라, 다른 책으로 접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이솝을 노예라는 이유만으로 흑인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상을 알았더라면,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상을 알지 못한채, 주먹구구식으로 책을 읽은

내 얕은 지식이 탄로나는 순간이었다.

그건 이솝우화 뿐만이 아니다.

 

그리스 로마신화를 대학교들어가는 해부터 지금까지 못해도 다섯번이상은 읽었음에도, 주경철 교수가 이야기하는 부분을 처음 알았다.

 

탄탈로스 - 펠롭스 -티에스테스 & 아트레우스 - 메넬라오스 & 아가멤논 - 이피게네이아 & 엘렉트라 & 오레스테스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탄탈로스는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아니, 이피게네이아와 오레스테스의 관한 신화를 읽으면서 아가멤논을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했다.

계보가 이렇게 이어지는지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주경철 교수가 계보를 이어준다.

읽는 내내 아하~ 하는 탄식이 나오는 건, 쾌감이었다.

이래서 이랬구나...하는 그런 쾌감.

전율이 흐르는 쾌감. 근사하다. 탄탈로스의 신화로 발생되어지는 이 많은 일들.

사실, 주경철 교수는 <아가멤논>을 통해서 시민은 폭군에게 아첨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지만, 나는 그보다 이 신화의

계보가 더 마음에 들었다. 근사하지 않은가? 잊고 있었던, 아니 그냥 사소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이 들어맞았을때의 퍼즐의 완성이.

 

주경철 교수는 우리가 꽤나 자주 접했던 소설과 영화를 풀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읽지 않았어도 한두번은 들어봤던 영화와 책, <타이머신>이나 <파리대왕>, <분노의 포도>들이 그런 책이다.

이 책들은 책보다 영화로 본 기억이 나는데, 주경철 교수의 책을 파헤치고 분석해준걸 읽고 있노라면 언젠가 읽은 것같은

그런 착각에 빠져버린다. 어쩜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거의 대부분 서양책을 이야기해줘서 아쉽기는 했지만, 서양사학과 교수에게서 다른걸 더 바라면 그것도 욕심일것이다.

주경철 교수의 <문학으로 역사 읽기, 역사로 문학 읽기>는 내 세포 하나 하나를 깨워주는 그런책이다.

너무나 근사하고 멋지다.

책속 내용 하나 하나를 다 거론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장황하기 이를데 없을것 같다.

멋진책.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다시 한번 처음부터 곱씹어 읽어봐야겠다.

 

아... 이렇게 멋진 책을 읽을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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