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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2009.9.10 - 통권 27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에세이스트를 또 만났다.
통권 27호째다. 격월간지인 에세이스트를 읽으면 맘이 소담해진다.
글을 잘 못 쓴다. 그럼에도 이 에세이스트들의 맛갈나는 글들은 보면 볼수록 내가 글을 쓰는 착각에 빠져버린다.
저자와 하나가 된다고 하는 것이 옳을 찌도 모르겠다.
일주일도 전에 글을 읽고, 글들이 생각하려하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분명 읽으면서 너무나 재미있었고, 가슴 뭉클했음에도 책 없이 떠오르려하니 "고 서정범" 선생님의 나비 관련 글과 무지 어렵게
읽어 내려간 장자 특집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엔 다시 책을 꺼내 들었다.
제목을 하나씩 보면서 아... 이런 글이 있었지 하면서 다시 한번 그 글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초대수실필인 문무학님과 장호병님의 글을 필두로 해서,
조정제 님의 까치 나라 유사가 보인다. 까치가 우편함에 집을 짓고 어찌 되었을까 조마 조마 하게 조정제님화 되었다가,
다시 찾아오지 않는 까치에 내 맘이 아련하다.
장편 수필인 조광현님의 그녀를 만나고 싶다. 작가들은 내가 생각도 하지 못한 부분들을 보면서 글을 지어낸다.
베틀로 베를 짜듯이 글이 짜진다.
김베로니카 님의 꽃으로 만든 달력은 어떠한가.
시골 아낙네의 삶을 어쩜 이렇게 소담하게도 표현할 수 있는지. 그럼에도 글은 소담하지 않다. 하나 하나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화사하다.
가을임에도 봄 꽃향이 나는 것 같다.
오정옥님님 방울고양이는 어떠한가.
사실 나는 고양이를 싫어한다. 야옹거리는 소리가 너무나 애기 소리를 닮기도 했지만, 이 고양이 라는 녀석들이 야생화 되어서
어디서든 불쑥 불쑥 튀어나오기 때문에 한두번 놀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오정옥 님의 글을 읽을때는 그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딸랑 거리는 그 방울 고양이를 편하게 쉬라고 지갑과 함께 넣어주는
손길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 작은것 하나에도 애정을 갖고 어루어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운 수필속에 빠져있다가,
고 서정범님의 글들이 잠시 맘을 가다듬게 한다.
서정범님의 대표작들이 나와있고, 그 글들에서 연륜과함께 귀한 가르침들을 배운다.
그리고ㅜ 이달의 에세이2로 나오는
장자, 그 그욱하고 의연한 세계... 어렵다.
도통 너무나 어려워서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 장자가 요즘 워낙에 대세이긴하다.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은 장자를 읽을 기회가 없다.
어려운글을 자꾸만 넘겨서 그럴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장자의 맛을 보여준다. 어려워서 다 알수는 없지만, 이 장자라는 사람의 글인 장자가 장자가 다 쓴건 아니란다.
후손들이 썼을수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장자의 학식이 얼마나 높았길래, 아무것도 아니었던 촌부가 이렇게 높임을 받는지 궁금하긴 하다.
이렇게 여러글을 읽다 보면,
평론이 나오는데, 평론은 더 어렵다.
글을 평하면서 읽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나 조차도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누구를 평하고 논하겠는가.
그래도 한가지, 이번 27호는 가을향이 난다.
가을향이 물씬나서, 그 속에 있는 글들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또 한달을 기다려야겠다. 11.12호가 나올때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