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선비들 - 광기와 극단의 시대를 살다
함규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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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취향의 문제이지만 제목부터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최후의 선비들>이라는 제목은 눈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인물과 사상사에서 나온 책이라는 점은 두말할 것 없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선비'라고 하면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떠올린다. 고지식하고 자연에 파묻혀 글 공부만 할 것 같은 이미지도 있고, 절개가 곧아 충신으로 남았을 것 같은 느낌도 주고는 한다. 이런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선비'에 대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었기에 <최후의 선비들>에서 선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최후의 선비들>은 다양한 시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살다 간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길 없는, 누가봐도 딱 '선비'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각 인물별로 한 챕터씩 맡아서 구성되어 있으며, 챕터의 주인공인 선비가 살았던 모습을 통해 그 시대의 역사상을 살펴볼 수 있기도 한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그리 깊지 않아서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가끔 이랬나 저랬나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최후의 선비들>에서 설명하는 방식은 역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긴가민가 싶게 만들지 않는다. 등장한 '선비'에 대한 이야기를 꾸려나가면서 주변 배경 상황들이 전혀 거리낌없이 함께 수월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선비'라고 칭해지던 사람들 모두가 성공적인 삶으로 마지막을 보내지는 않았다는 점이 참 안타까웠다. 지조와 절개를 가지고 남들보다 뛰어난 통찰력 또한 있었으나, 시대를 잘못타고 나서 그 빛을 끝까지 발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런 주인공인 선비들이 등장할 때마다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그 당시에 '선비'들이 주장한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 때였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이해가 된다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후의 선비들>을 읽으며 내내 선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고, 몰랐던 '선비'에 대한 사실들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믿고 읽는 출판사라는 나름의 긍정적인 선입견으로 인해 문장 구성이나 내용의 탄탄함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되어 주었다. 앞으로 만약 '선비'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있다면 이 책을 떠올리며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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