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경제이야기
임병걸 지음 / 북레시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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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분야와 '경제'라는 분야가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에서 만났다. 아마도 문학에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은 경제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고, 경제에 쉽게 접근하는 사람은 문학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소위 말하는 문과생과 이과생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문학에 더 마음이 가는 한 사람으로서 '경제'는 사실 아직도 어렵고 생소하고 다가갈 수록 멀어지는 분야이다. 조금이나마 접근하고 싶은 마음에 '경제'와 관련된 매체를 접하려고는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는 무조건 '경제 용어'를 주입시키는 경제 서적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해 못할 짧은 글만 잔뜩 써 있는 낯선 시집도 아니다.



<시로 읽는 경제이야기>를 읽게 되면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부분은, 어떻게 이런 시를 찾았지? 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이 시와 우리 삶과 밀접한 경제 상황을 연결시킬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라는 분야는 사람의 마음을 말랑하게 만들기도 하고, 힘있고 강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시'가 '경제'라는 상황을 만나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어렵고 힘든 경제 상황에 대해 줄글로 설명하는 대신에 짧은 시가 등장하니, 무엇보다 잠시나마 경제라는 딱딱한 분야를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시에 대한 간략한 설명, 그 후에 해당 시와 연결되는 경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갑작스럽게 경제 이야기에 뛰어드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이해를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은 5개 정도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가 시작할 때 한 장의 사진이 함께 실려 있는데 사진을 보고 있으면 지금의 시간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큰 의미가 담기지 않은 사진일지 모르는데 감정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왠지 시가 들어 있는 경제 이야기라는 큰 줄기 아래 구성된 사진이라서 여러 가지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를 읽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추천을 하고 싶다. 요즘 같은 날씨에 딱 적당해서가 아니라, 이 책 몇 장을 넘기기 시작한 후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것이 '시'인지 어떤 것이 '경제' 상황인지 모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느껴보라고 하고 싶다.



우리네의 삶이 때로는 '시'같고, 때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경제'와 같기에, <시로 읽는 경제 이야기>는 '시'도 '경제'도 아닌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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