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
오가와 사야카 지음, 이지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아마도 이 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 대부분은 '멋진' 제목에 혹한 '직장인'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동안 주위의 시선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물론 책에 대한 관심이었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이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을 들고 있었다면 지대한 관심 표명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는 정말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말 당장에 한 달에 한 번 지정된 날에 수입이 들어오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가? 라는 의문과 나름의 안도감을 느끼며 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책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버티고 견디고 있는 직장인들의 빛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당장에 주기적인 수입을 포기하고 하루 벌어 사는 삶을 선택하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닌, 완벽하게 180도 다른 형태의 삶을 사는 사람 역시 나름 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말하려고 한 것 같다. 여러 책에서 꼭 하루하루를 이를 악물고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한다. 힘을 뺴라고 하기도 하고, 적당히 내려놓고 살아가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잠시나마 힘을 빼고 적당히 내려놓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원인'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탄자니아와 홍콩의 사례를 들어 하루 벌어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마도 지금 우리의 상황에 접목시키려 한다면 조금은 어렵지 않을까하면서도, 내심 이런 날이 올 것이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점점 정규직 자리를 얻기 힘들어지고 임시직이나 일정한 계약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계약직. 평생 한 곳에서 버는 삶이 아니라 탄자니아의 부부처럼 그때 그때의 상황과 인간 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탄자니아에서의 삶이 가능해지려면 아마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힘을 빼야 할 것이며, 그 보상으로 삶의 본질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홍콩의 청킹맨션은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들어가서 길을 헤매지나 않을까 싶어 고작 1층에 들어가 본 것이 전부이지만 내부의 모습은 TV에서도 방영한 적이 있어 대략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그들의 모습에서도 공문서가 통용되지 않고 정확하게 '하루 벌어 사는 모습'이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다시 홍콩에 갈 기회가 있다면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가 떠오르면서 내가 가진 삶의 무게를 조금 덜어내고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장에야 하루 벌어 사는 삶이 불가능하겠지만 어쩌면 이러한 삶이 진정한 행복의 길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탄자니아와 홍콩의 사례를 통해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모습에서 깨달음이 있다는 것만으로 <하루 벌어 살아도 괜찮아>는 내려놓고 싶지 않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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