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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공감 본능은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위해 진화하는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공감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느끼는 감정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나 역시 공감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살면서 누군가의 감정에, 또는 어떤 상황에 공감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감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 공감이라는 감정이 정말 '공감'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공감'인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다. 그런 상황과 말에 대한 공감 능력이 있어서 공감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그런 생각과 느낌에 나 역시 같은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사용했을 뿐이다. 이 알 수 없는 '공감'은 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그리고 지금의 '공감'은 제대로 된 공감이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책, <공감의 시대>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최재천 선생님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책 중에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 제목에 대한 이끌림이었는데, 일단 그것과 더불어 번역자가 최재천 선생님이라는 점은 완벽한 구성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공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 새롭게 정의되었다. 공감한다는 것, 공감 능력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이 책은 인간이 아닌 포유류가 기준이 되어 공감의 상황을 다룬다. 그들의 공감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그리고 인간이 공감한다는 것과 완벽하게 다른 공감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칫하면 여러 가지 실험 상황과 생물학이라는 분야가 어렵게 접목되어 읽기 쉽지 않은 책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과학 분야, 특히 생물학, 진화 분야에 대해 낯선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차분하게 앉아서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다보면 어느 새 한 챕터씩 끝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책은 대부분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중간 실험에 대한 보조적인 설명으로 작은 삽화가 들어가 있다. 그 삽화를 통해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는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다음 내용에 대한 시작도 매끄러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물학, 진화 등에 대한 분야의 벽이 허물어진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사실 수학만큼이나 매우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과학인데, 그중에서도 생물학과 진화는 어렵게 설명되면 습득하기조차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이 책은 더 많은 지식과 정보에 대한 갈망을 갖게 해 주었고,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생물학이 기반이 된 '공감' 능력을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공감' 능력이 무엇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렇게 공감하라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공감 능력이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도 있고, 무엇보다 인간보다 나은 점 또한 있다는 것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적극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사람, 또는 점점 공감이 어려워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처음부터 시작하는 공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