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
곽한영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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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것이 있다. 어른이고 아이고 상관없이 좋아할 동화 속 주인공들이라는 점이다. 동화는 유년 시절이 지나면서 서서히 멀어지는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에도 내면에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 있고, 이러한 동화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보며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고는 한다. 꿈과 환상의 나라로 여행하는 것이 하나의 주제인 동화는 늘 따뜻함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동화에 대한 그리움 탓인지 아이들을 위한 동화만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물론 꿈과 환상을 가득 품은 내용이 아니더라도, 일단 동화는 동화만의 향수를 가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아이나 어른이나 좋아하는 동화를 다시 읽게 된다면 어른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읽는 것이 좋을까? 아마도 이에 대한 답은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에서 찾을 수 있다.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은 10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동화의 내용이 실려있는 것은 아니고 이 동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작가의 생애, 또는 그 후의 책이 출판된 상황 등에 대한 내용이다. 동화의 내용이 실려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는 동화의 내용을 모르지는 않는다. 아마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뿐 한 번쯤은 다 읽어보고 감동 받았던 이야기이기 떄문이다. 저자가 고른 10편의 동화는 동화 속 내용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은 않다. 그 이면에 들어있는 이야기는 때로는 동화만큼 슬프고 동화보다 잔혹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 아이들과 어른들의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을 움직여 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저자가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인상 깊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저자가 직접 구한 초판본 또는 복간본 등 다양한 책의 형태들이 사진으로 실려있어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나마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동화가 아니더라도 어떤 작품에 대해 이렇게 진중하게, 그리고 깊숙하게 알아보고 이야기를 든는 것은 연구의 대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동화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코 동화에 비해 동화같지 않은 내용은 없없으며, 도리어 동화의 내용이 현실같기도, 현실의 내용이 동화같기도 했다. 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책을 고민없이 집어들겠지만, 동화에 대해 관심 없는 어른이라고 할지라도 이 책을 고민없이 집어들길 바란다. 동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이처럼 파고드는 과정은 꼭 배울만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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