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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 인류와 함께 발전해온 지식의 역사 이야기
피터 버크 지음, 이상원 옮김 / 생각의날개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한 때 '책의 역사'에 대해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책의 역사를 살펴보다보면 결국 인쇄술, 그리고 기록을 위한 종이, 양피지 등에 대해 알게 된다. 책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매체이다. 물론 지식은 책이 아닌 다른 형태로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식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물음은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를 읽으면서 해소할 수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정보와 지식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정보는 아직 가공되기 전의 모습이고, 지식은 가공된 후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가공된 지식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는 한 때 궁금했던 책의 역사와 맞물리는 부분이 있다. 과거의 지식은 기록이 되어 남았고, 그러한 기록이 결국 책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세상은 정보가 넘치는 장소가 되었다. 이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지는 개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이용되는 정보는 개인의 지식이 될 테고, 그러다보면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지식이 만들어지는 상황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은 긍정적인 면을 바라봤을 때이다. 주어졌지만 넘치는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오는 지식은 당시의 정보를 제대로 활용한 결과이지만, 무분별한 정보의 활용은 제대로 된 지식을 남기지 못할 가능성만 높인다.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에서는 지식의 역사에 대해 가장 먼저 살펴본 후, 지식의 연구에 필요한 개념들을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앞서 나오는 지식의 역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라면, 지식의 연구에 필요한 개념들은 새로운 것과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함께 모여있다. 백과사전처럼 개념과 해당 개념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개념에 대한 정보를 가공한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후에는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지식의 역사를 이 책 한 권으로 다 살펴볼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본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또한 저자가 이미 지식에 대한 역사를 연구하면서 읽었던 책과 논문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 또 다른 책을 읽고 지식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더 쏟아지는 정보를 제대로 된 지식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에서 소개된 박학다식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역시 잠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