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아야세 마루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가까운 나라로 표현하는 일본, 해외여행을 간다고 할 때 가까운 지역을 우선시하다보니 자연스레 일본을 자주 가보게 되었다. 그곳에서의 삶이 있는 것이 아니니 짧은 기간의 여행은 일본이라는 장소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들을 느끼기에는 무척 어렵다. 잠깐 느끼고 오는 순간의 일본은 그들이 가진 것에 일부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차에 '벚꽃 아래에서 기다릴게'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 일단 여행을 다닌다고 해도 일본 전역을 다니는 것이 아니고 관광 명소로 유명한 곳만 다니다보니,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보지 못한 지역 토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5가지의 이야기는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길지 않은 단편으로 5개의 이야기는 같은 장소를 기반으로 흘러간다. 동일한 장소라고 해도 전혀 다른 주인공과 이야기는 장소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다. 토호쿠 지방은 도쿄에 비하면 조금은 도심과 거리가 먼 곳이다. 묘사되어 있는 글만으로도 그 곳의 풍경이 그려지고, 우리네의 시골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풍경만큼이나 잔잔한 이야기, 갈등이나 고조가 없는 느낌 등은 글을 읽는 것인지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기까지 한다. 아마도 작가의 묘사가 남다르다는 생각이다. 그가 그려낸 토호쿠 지방의 모습과 그 지방에서 일어난 따뜻하고 마음 시린 이야기들은 봄바람이 부는 계절,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계절에 딱 적합하지 않을까 한다.

 

여행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곳의 삶이 있는 사람의 글로부터 배우는 것도 참 많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 일본의 문화 등은 아마 여행을 통해서는 결코 배우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의 책으로 배울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마음이 어지러운 느낌이 든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힐링'을 하기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이 책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 수 있다. 벚꽃이 내리는 장면은 눈으로 봐도 아름답지만 글로 봐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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