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 - 기시미 이치로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 - 일의 무게를 덜어 주는 아들러의 조언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2월

일을 하면서 좋기만 한 사람이 있을까? 이런 생각은 애초에 해보적이 없다. 일을 하면서 그 시간 내내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직장 생활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사업을 하는 사람 역시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는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24시간 365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가 하는 일에 애정을 갖는 순간들이 있다. 대단한 일을 해내서가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조금이나마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을 해서 가끔은 또는 때때로 성취감을 얻어 행복한 기분이 드니 일을 계속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시미 이치로는 제시하고 있다.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에, 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일한다는 것이 곧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생각의 전환을 가져왔다.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기시미 이치로와 아들러의 만남이다. 지금까지 생각한 '일'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만들고 백세 시대가 펼쳐질 앞날에 어떻게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지를 알려준다. 그중 아들러는 일, 교우, 사랑이라는 인생의 과제가 조화로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당연하게도 '일'이 최우선시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교우와 사랑, 그리고 일이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잦아들었다.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관계가 아니라, 일하지 않으면 곧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가 정규직으로 취업했을 때 본인이 원하는 일을 맡지 않아 고민하는 장면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떤 직장에 취업했을 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은 사실 거의 드물다. 그 이유는 아마도 살기 위해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는 것이 곧 일이고, 일하는 것이 곧 사는 것이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내 삶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생각의 전환,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삶 동안에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일이 하기 싫고 좋고를 떠나서 일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을 살펴볼 수 있었다. 결국 온전히 나를 위해 살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