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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습관 -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
폴라 리조 지음, 곽소영 옮김 / 이아소 / 2017년 2월
평점 :
몇 년 전부터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큰 의미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 아니라 밀려드는 업무를 감당할 수 없어서였다. 대개 자신이 맡은 업무 한 두가지만을 진행하는 사람은 없다. 일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과의 협업도 필요하고, 본의아니게 내 일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나라는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긴 업무들, 그 업무들이 넘쳐서 흐르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 그래서 제 시간에 업무를 끝내기 위해서 리스트를 작성하였다. 효과는 당연히 좋았다. 단점이라면 여전히 수첩에서도 넘치는 업무가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렇게 리스트를 접한 이후로 어떤 일이 생길 때면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때로는 너무 귀찮아서 리스트고 뭐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요한 일들은 리스트 작업을 진행한다.
리스트 작성의 필요성,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확신을 갖게 만들어 준 책이 '리스트 습관'이다. 저자처럼 일상생활에서 리스트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리스트화 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필요한 부분에서는 리스트를 작성하기 때문에 저자의 말에 적극 동감한다. 리스트는 적재적소에서 활용된다. 사소한 어떤 일이더라도 막상 여러 가지 일에 치이다보면 그것이 곧 부담이자 짐이 된다. 그런데 미리 리스트를 작성해 놓으면 필요한 사항만 짧은 시간에 정리할 수 있어 부담과 짐을 덜게 되는 것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도 좋지만 나는 저자의 스타일처럼 종이에 쓰는 것을 선호한다. 직접 빨간펜으로 완료됨을 선언하는 선을 그으면, 하루를 알차게 보낸 느낌도 들기 때문이다.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리스트 작성이라는 것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고, 수정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하나의 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오랜 시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저자는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매번 새로 쓴다고는 하지만, 이런 리스트는 (적어도 기상 변화가 없는 나라를 여행한다는 전제 하에) 두고 두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옷과 관련된 리스트는 여자들에게는 필요한 리스트일 수 있다. 옷에 대한 고민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큰 성과보다는 만족스럽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음만이 남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지금 쓰고 있는 수첩의 형태를 바꿔서 조금 더 자세히 리스트를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정해진 일들은 시간이 표기된 수첩에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렇지 않은 일들은 다른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투두리스트와 체크리스트를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신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리스트 작성에 잠시나마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후에는 조금 덜 정신 없는 삶을 살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