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가족놀이 스토리콜렉터 6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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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에 결말을 궁금해 하는 사람과 궁금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궁금하지 않은데 본의 아니게 알게 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알게 되는 것을 ‘스포일러’라고들 한다. 영화만이 아니라 소설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리뷰 또는 서평을 쓴다고 할 때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용의 일부를 말하자니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 누군가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가상가족놀이’가 궁금한 사람일 것이다. 전반적인 내용이 궁금한 거라면 이 글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적어도 내용이나 특히 중요한 결말을 말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상가족놀이’, 사실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작품이었다. 일본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라서 이번이 이 작가의 면모를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책 표지에 써 있는 ‘사이코 드라마’,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중 반전’, 이 정도만 봐도 작가의 스타일이 조금은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첫 장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반전이 있을 내용이라고는 조금도 생각되지 않았다. 낯선 일본식 지명과 사람들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잔잔하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그리고 공간을 넘어들지만 넘어드는 순간이 결코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 읽다보면 글이 하나의 끈으로 매끈하게 묶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전의 반전이라는 글귀를 잊은 채, 계속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표지에 쓰인 글이 떠올랐다. 반전의 반전, 이중 반전이라는 생각이 번뜩 든 것이다. 요란하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잔잔해서 지루함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적인 배경 속에 묵직한 울림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이 표현이 와 닿으려면 ‘가상가족놀이’를 끝까지 읽어보는 것이 좋다. 덧붙여 ‘가족’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만든다. 끌리거나 끌리지 않거나를 따지지 않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금세 마지막 장에 도달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한 편의 ‘사이코 드라마’, 그 의미를 알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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