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자주 접하지 않는 조건을 가진 소설을 만났다. 중국 작가, 그리고 그들의 단편이다. 이러한 조건이 아니더라도 소설을 자주 접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유형의 책들에 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작은 중국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꼭 국내 작가만을 고집하며 글을 읽지는 않지만, 그동안 익숙하게 듣거나 알아온 느낌이 아니었다. ‘중국 작가’의 글은 어떤 느낌일지, 어떤 방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묘사할지, 그리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집과 투명’을 받아들었을 때, 제목과 구성된 내용이 어떤 관계인지도 무척 궁금했다. 우선 표지부터도 이미 ‘중국 작가’라는 호기심에 사로잡힌 사람으로서 이토록 이국적이고 ‘중국’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래에는 글을 읽으면 작가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하고는 한다. 긴 글은 긴 글 나름대로 호흡이 길기 때문에 쏟아내는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라고, 짧은 글은 짧은 글 나름의 허용된 공간에 잘 담아진 아이디어에 놀란다. 첫 작품을 읽으면서부터 작가의 아이디어에 놀랐다. 앞으로의 일이 예상은 되지만 예상되는 것처럼 흘러간다고 해서 그 작품이 과연 내가 그동안 알던 작품과 다름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표현력에 있었다. 에세이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조용하면서도 힘 있게 밀고 나가는 글은 어느 곳 하나 막힘없이 읽혀 내려가진다. 공감을 얻기 보다는 그 상황에 빠지게 하고 서술자가 되고 주인공이 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회인 단편선이라 무엇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지속적으로 들었다.

 

단편선이라는 장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각 작품마다 작가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어 작가에 대해 알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회가 온다면 중국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말이다. ‘집과 투명’, 아직 계절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부담 없이 읽으면서 변화할 계절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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