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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굽은 팔 - 굽은 세상을 펴는 이재명의 삶과 공부
이재명이 말하고 서해성이 쓰다 / 김영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우리가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게 되는 경우는 아주 오래 전에, 또는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질 때이다. 어린 시절에는 자의 또는 타의로 인해 ‘위인전’을 읽기도 하였고, 크고 나서는 세상에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시나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이라는 여정을 함께 걷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중에서도 ‘이재명의 굽은 팔’은 선택하기 전에 망설임을 갖게 하였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을 때때로 듣는다. 이런 젊은 사람들의 축에 끼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점점 개인화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나와 관련된 것이 아니면 무관심해지는 것의 일환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알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입장을 갖는 것이 그리 마음 편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망설이게 되었다.
어쨌든 나 자신이 무슨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듯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런 유형의 내용에는 사실 선입견이 있다. 좋은 의미로 다들 출간을 결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지만 과하거나 부족하거나 할 때 오는 괴리감과 같은 선입견 말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과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도 그와 같다. 적어도 서평을 통해서라도 누군가의 ‘편’을 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책은 무척이나 한 편의 이야기와 같은 이야기였다. 어떤 사람의 이야기라도 읽기 시작한 것도 아니었지만 마치 그 누구나 잘 아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의 이야기였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길지 않은 이야기의 길이였다. 사전만큼이나 굵고 두껍게 꾸려진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담을 이야기만 담겨져 있다. 도리어 이야기의 담백함에 놀라움이 든다.
누군가의 이야기로서 ‘이재명의 굽은 팔’은 끝나지 않는다. 그의 삶을 살펴본 후에는 그가 지금 하고자 하는 일, 그리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알 수 있는 내용이 함께 실려 있다. 행정이나 정책 등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도 읽어보면 좋은 내용들로 꾸려져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과 함께 느낀 점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내심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고 예상했던 것만큼 과하지 않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살펴본 시간이 너무나 다행하게도 아깝지 않고 알차게 지난 것 같아 다시 읽고 싶은 리스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