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불멸주의자 - 인류 문명을 움직여온 죽음의 사회심리학
셸던 솔로몬.제프 그린버그.톰 피진스키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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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21년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스스로를 시황제라 칭했던 진시황은 이전에 전국 7웅의 나라들이 서로 다르게 사용해왔던 화폐와 도량형을 통일하고 중앙에서 지방 관리를 파견하는 군현제를 시행하여 절대권력을 누린다. 그런 그가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했다는 얘기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 아닌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죽음을 회피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했다는 점은 절대권력을 가졌을지라도 인간으로서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이겨낼 수 없다는 말이다.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은 죽음에 대해 공포는 여전히 유효하다. 진시황만이 불로장생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태어났으면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해서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점에 대해서 인간은 갖가지 방법을 통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여기 죽음에 대한 부정과 공포를 연구한 세 명의 학자가 있다. 그들은 펼쳐낸 책의 서두를 "죽음의 공포 관리"하기로 시작한다. 죽음에 대한 공포의 존재를 전제하고,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여러 장치를 정리해준다. 문화와 자존감 등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행해왔던 죽음의 극복 시도를 알려준다. 각종 의례, 예술, 신화, 종교 등의 의식적인 시도와 사후 세계, 연금술, 냉동보존 등의 실제적인 시도, 그리고 후세를 낳아 기르고 명성을 쌓고 부를 축적하는 상징적인 시도까지 여러 형태의 불멸에 대한 것들이다.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해 일어나는 인간의 여러 행동 등을 분석하기도 한다. 다른 인간에 대한 폭력, 스스로에게 하는 화장, 제모, 문신, 성형, 그리고 죽음에 대한 방어, 각종 정신질환과 중독, 자살 등으로 나타나는 인간의 행동들이 죽음의 공포와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는지도 설명한다.

 

죽음의 공포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빙빙 돌아왔어도 결론은 여러분이 예상한 대로 하나다. 우리는 아니 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이며, 이 방법을 행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문화, 문명 등의 부산물이 나오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죽기를 싫어하는 것, 곧 불멸에 대한 갈망이다. 다만 책의 제목처럼 '불멸은 없다'라는 세상의 진리가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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