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심연은 읽을지 말지를 무척 많이 고민한 책이었다. 편견까지는 아니지만 저자의 전공이 종교와 관련이 있어, 종교색이 짙어 읽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종교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이해와 공감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읽기를 결정하기까지 조금의 시간이 걸렸지만 읽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읽는 내내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색이 강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종교와 관계없는 또는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연은 여타의 책과는 달리 잔잔함이 느껴진다. 마치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장소에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진공 상태는 아니지만, 읽는 내내 책에서 느껴지는 잔잔함이 마음까지 잔잔하게 만들어 주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다양한 상황이 펼쳐져도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은 잘 하지 않게 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해서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내가 진정 추구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다보니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게 되기에 이른다.

 

한 번 읽고 이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과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책 내용이 순순히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저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는 여러 차례 읽으면서 해소하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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