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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메뉴판 - 한 장의 메뉴에 담긴 시대의 취향, 계층, 문화 이야기
나탈리 쿡 지음, 정영은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제본 형태부터 독특하다. 제목도 흥미롭지만 책의 제본 형태가 더욱 흥미로운 책이다. 새 책을 구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조마조마하면서 한장 씩 넘기거나 아니면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 유형의 책은 낯설지만 나에게는 편한 쪽이었다. 물론 조마조마함을 약간 곁들인 채 말이다. 이 책은 정말 다양한 메뉴판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의 우리는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만나기보다는 패드에 들어있는 이미지와 가격을 보고 그 자리에서 계산한다. 메뉴판 위에 그려진 그림이나 낭만은 지금 시대에는 일상에서 쉽게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과거의 메뉴판은 기념품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하나의 작품이었다. 왕실에서 시작되었던 그 날의 메뉴판을 종이에 적어내는 것은 진화하고 진화하여 하나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되었다. 1920년대를 거쳐 60년대에 지나는 이 수많은 메뉴판들은 누군가의 기념품이 되어 책에 실리게 되었을 것이다. 지금에 봐도 오래 전의 메뉴판이 선명한 것에 놀랍고, 지금의 디자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1939년에 왕실의 메뉴판 중에 소박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피크닉 메뉴판'이었다. 성대한 잔치에 걸맞는 메뉴판들이 나오는 시점에 정말 아무런 디자인 없이 타자기로 친 것과 같은 메뉴판은 그 당시의 시대 상을 반영했다. 지금은 대부분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메뉴판이지만, 이들은 역사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세계박람회에서 공개되는 메뉴판은 각 나라의 느낌을 담아내기도 했다. 일본과 자메이카의 럼과 차의 관계를 담은 메뉴판은 무척 신선했다. 이런 신선한 메뉴판이 1967년도 메뉴라는 게 믿기지 않지만 말이다.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메뉴판도 빼놓을 수 없는데 백화점 답게 화려하게 꾸며지거나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나름의 백화점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되었으며, 특히나 어린 고객들이 그 대상이었다고 한다.
메뉴판을 통해서 그 당시의 유행했던 음식도 살펴볼 수 있는데, 요양시설의 메뉴판에서도 어떤 음식을 활용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언제까지 관련 제품이 생산되었는지, 그리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사랑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메뉴판 달랑 한 장 짜리에서 정말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메뉴판이 갖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영영 모르고 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메뉴판 한 장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언젠가 생긴다면, 그 메뉴판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그때 이 책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