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엑시트 - 불평등의 미래, 케이지에서 빠져나오기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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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하는 고민이다. 이제 난 뭘해먹고 살지? 라는 질문을 던지는 40-50대라면 이 책이 탈출구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한국의 노동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저자의 문체는 내용에 흥미를 갖게 만드는 하나의 장치와 같았다. 우리는 살면서 제 2의 직업이나 진로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겨우 취업을 한 상황에서,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친다. 결국은 누구나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저자 역시 그러한 우리를 겨냥해서 말을 한다. 미리 엑시트를 준비했다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안정감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이다. 손흥민 선수를 예시로 들었지만, 특출난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완벽을 기하면서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되는 세상은 이미 끝났다.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해서, 남들보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또다른 엑시트는 필수이다.

그렇다면 이 엑시트를 마련하는 건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저자는 고학력자일수록 엑시트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그 분야의 가방끈 긴 사람들은 이동이 쉽지 않다. 같은 직종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고, 다른 직종은 말할나위가 없다. 이는 한국의 노동자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아시아 전체의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의 구조는 원래 그래야만 하는 노동 구조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정규직이더라도 기술이 하나 밖에 없어 오래버티기가 힘들거나 비정규직이라면 노후 준비 따위는 되지 않는다. 일하는 노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일하는 노인이 뭐 이상한가 싶겠지만,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노동 시장에서는 모두가 65세까지 다양한 엑시트 옵션을 누리며 일할 수 있고, 노후 대비가 가능하며, 그로 인해 노후를 즐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한국 사회 노동 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주 노동자이다. 우리 사회의 젊은 층이 외국으로 엑시트하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면,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주 노동자로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 원활하지 않다. 저자는 그 이유를 농업사회 근간에서 답을 찾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과 사회학을 넘나들면서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우리가 직업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이 책에 대부분 담겨 있었고, 이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을 하게 한다. 엑시트 옵션이 여러 개 있다면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엑시트 옵션을 늘려야만 한다.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잘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대체되는 것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만의 엑시트 옵션을 늘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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