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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 과학 전문기자가 전하는 세상 속 신비로운 이야기
모토무라 유키코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5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조금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대부분은 과학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대단한 발견이 아니었던 것은 하나 없듯이 말이다. '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은 일본의 과학 전문 기자가 세상에 있는 과학의 요모조모를 조금씩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었다. 거창한 것 같지만 전혀 거창하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미미하지도 않은 세상 속의 과학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학이라고 하면 우리가 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노벨상이다. 누가 노벨상을 받게 되는지는 사람들의 큰 관심은 아니지만, 과학 전문 기자인 저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큰 이슈라고 한다. 일본과 노벨상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약간의 시차가 있어, 급하게 사람을 찾는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노벨상을 받게 된 사람은 대단한 과학자도 아니고, 그저 기술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달랐던 것은 피 한방울로 모든 사람들이 퇴근길에 자신의 질병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이를 실현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으면서, 노벨상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마음이 들었다.
과학은 우리 삶 곳곳에 녹아들어있는데, 요즘 핫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뺴놓을 수 없다. 저자 역시 사람들이 고민하는 내 직업이 사라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우리가 귀찮아하는 집안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집안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적어도 이 기술이 발전하길 기다리기 보다는 가족끼리 나누어 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고 한다. 사람이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것은 아니지만 기술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보다는 인간적인 시간을 더 가지라는 의미가 아닐까. 또 하나 흥미로웠던 주제는 우리 모두가 고민하는 것이다. 바로 옷을 사도사도 또 사야 한다는 고민이다. 매년 새 옷을 장만하지만 그 다음 해에는 입을 옷이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옷 대여 서비스에 대한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한다. 옷 대여 서비스는 내가 청바지를 구입해서 구멍이 날때까지 입어도 되고, 싫어질 떄까지 몇 번 입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다시 청바지 업체로 돌려주면 섬유화 시켜 새로운 청바지로 재탄생하게 된다. 사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기술인 것이다. 이런 게 상용화된다면 아마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을까.
음식을 남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을 샀다. 음식을 남기고 다 먹지 못한 채로 끝나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저자는 적어도 자신이 먹을만큼, 또는 유통기한이 지나더라도 책임지고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늘상 많은 음식을 앞에 두고 먹는 게 당연했던 건 아닐까. 조금 덜 먹고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 세상 속의 또 다른 과학이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에세이처럼 읽히는 책이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과학 기술들이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과학이라서 어려워서 읽기 싫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도 아주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라, 세상 속 과학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다면 한 번 쯤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