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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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무속신앙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멸종위기 1급 토종 문화심리학자로 소개되고 있다. 문화 및 사회심리학 전공 분야의 사람으로써 종교와 무속신앙을 문화와 연관지어 맛깔나게 설명하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이 책의 큰 뿌리는 '종교'이다.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교, 한국 종교, 무속신앙, 비뚤어지기 쉬운 신앙 등 각각 개성 뚜렷한 주제들이 자리잡고 있다. 종교와 무속 신앙이 연결된다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문화로부터 기원한다는 이야기를 읽고나니 서로 기반은 유사할 수 있겠단 생각이다. 종교가 등장하면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신이다. 그리고 귀신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 그리고 서양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나라에서 생각하는 '귀신'은 다르다. 한국의 귀신은 주로 원한을 풀어달라는 형태로 등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예전 사또들에게 자기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귀신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귀신이 등장하는 경우를 보아도 자신의 억울함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일본의 귀신은 '영역형'이라고 한다.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사람에게 해를 가한다. 그래서 일본의 귀신 퇴치는 밀봉하거나 없애는 방법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양은 어떨까? 서양은 귀신이 된, 죽게 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형상화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과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보는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각 나라에서 귀신마저도 다른 모습, 근원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속신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무속신앙에 대해 기본적인 개념을 들을 수 있는 책도 흔하지는 않다. 신 내림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무당이 하는 이야기를 진짜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말이다. 요즘 같은 기술이 매일 다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무당의 말을 신뢰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누군가가 짊어진 고통이 자신의 탓이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라 말해주는 무당의 말이 큰 위로가 되어 나아갈 힘이 되어준다고 말이다. 믿고 안 믿고의 문제는 개인의 판단이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후종교시대에서도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가 빠르게 자리잡게 된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거나 얼마나 많은 교회가 있는지도 다시금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교회만큼 많은 것이 신내림을 받은 사람과 신당이라고 한다. 신내림을 받은 사람의 수만큼 신당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부분도 놀라웠다. 절반 정도만 신당을 갖고 있는데, 그 숫자가 20만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는 어릴 때 가져서 성인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 종교를 갖지 않는다고 한다. 점점 종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인구 증가 비율과 동등하게 종교 인구가 증가하는 종교도 있다. 종교하면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또 사이비 종교이다. 이 부분 역시 앞으로도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하니, 우리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진짜 종교의 의미, 각기 다른 종교가 갖고 있는 문화적 차이 등을 이해하는 시간이 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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