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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역사 - 품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10월
평점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사를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식 발음으로 말해지는 이 대사는 우리가 매너를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매너라는 것은 대체 어디서부터 왔을까? 그리고 이 매너라는 것에 정답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매너의 역사'는 진짜 매너에 관한 역사서이다. 매너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첫장이 답을 줄 것이다. 이렇게나 오래 전 아리스토텔레스 시절에도 이름은 '매너'가 아니었지만 매너에 대한 책이 있었다. 그때 괜찮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묘사가 되어 있었는데, 당시에는 두 가지가 다 있었지만 결국 남은 것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만 남았다고 한다. 참 신기하게도 지금 봐도 이상한 사람은 과거에도 이상했었다. 이렇게 매너는 시대를 타고 쭉 거슬러 올라간다.
매너가 매너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따라 중세로 간다. 중세에는 주인과 종이 있던 시절, 주인과 종 사이에 지켜야 할 예절이 있었다. 식사 예절도 있었으며, 기사가 지켜야 할 예절도 있었다. 그와 관련된 문장들을 읽다보면 시대상을 반영하기는 했지만 지금 봐도 이상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고기에 소금을 찍을 때, 소금이 담긴 그릇에 고기를 넣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이 먹을 만큼의 소금을 자신의 나무 그릇에 담아 찍어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마 지금도 이렇게 먹는 것이 나름의 예의 또는 매너라고 생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금씩 근대화가 되어 간다. 그 사이에 매너라는 이름은 에티켓이라는 명칭까지 달았다.
과거에도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것이 예의고, 매너이다. 그러다보니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다.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파격적으로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한 에티켓도 존재했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는 매너가 안 지키면 안 되는 법과 같은 존재는 아니지만, 우리를 우아하게 만들고 세련되게 하는 하나의 장치같은 것이 되었다. 지키면 좀 더 우아해질 수 있고 그렇지 않다해도 삶에 지장은 주지 않는 그런 것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매너를 지키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매너의 모든 것을 총망라 해두었다. 읽는 내내 역사서 같지 않고 재미있는 소설책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루하지 않게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