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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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도 동화책을 좋아할 수 있다. 동화책 읽기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면 '작은 나'로 출발해 보는 것이 어떨까. 마스다 미리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다. 여러 가지 따뜻한 이야기가 듬뿍 담긴 책들을 써냈고, 이제는 우리가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책이 등장했다. '작은 나'는 정말 말 그대로 '작았던 나'의 시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오래 전으로 말이다. 이 책은 4가지의 계절로 구성되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은 비단 우리 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가까운 곳에서도 사계절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사계절로 분리되어 있는 이야기들은 그 계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린 시절의 감성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봄이다. 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입학식이 아닐까. 더이상 어딘가에 입학할 일이 없는 어른들은 그때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낯설었던 학교 풍경, 그리고 쭈볏거리며 자리를 찾아들어간 곳에서 환하게 웃어주던 선생님 등 말이다. 이제는 또렷한 기억보다는 희미해진 기억에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가게 된 입학식이지만,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던 그 시절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여름에는 '피아노'가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피아노 학원에 가서 달걀을 쥔 것처럼 피아노 건반을 쳐야 한다고 말하던 그때의 기억을 말이다. 저자 역시 그런 기억을 갖고 있었다. 아주 작은 나는 계란 모양의 손을 기억하며 하나의 계절을 보낸다.


가을에는 전학생에 대한 기억이다. 전학생이 온다고 하면 전교생이 술렁거린다. 어떤 반으로 갈지, 우리 반으로 오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상상하며 말이다. 그리고 겨울에는 떠나보내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봄이 있었다. 작은 나로서의 삶은 짧은 문장들로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동심을 찾아 들어가 보기도 했고, 그때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돌아갈 수 없는 때이지만 그때는 알았던 소중한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아마 동화를 좋아하는 어른들이기도 할 것이다. 그때의 작은 나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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