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없애는 법
안드레아 바이드리히 지음, 김지현 옮김 / 온워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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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띄면서 우리에게 '지긋지긋한 사람을 죽이지 않고 없애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작가인데, 작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책의 구성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긋지긋한 사람이 한 명쯤 (또는 여러 명쯤) 우리는 갖고 있다. 내 인생에서 빠져주기만 한다면 갑자기 행복한 날이 펼쳐질 것만 같은 그런 사람 말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지긋지긋한 사람을 없애고 싶은 사람 '찰리'로부터 시작된다. 이름만 보면 남성일 것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녀이다. 그녀는 나쁜 남자와의 연애를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끝내고 분노의 단계에 들어서 있다. 그녀의 상태가 좋지 않자 주변 친구들은 그녀에게 상담을 추천했고, 이 책의 주된 역할을 맡고 있는 '폴'이 등장한다. 이 두 사람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죽이지 않는 방법을 한 번 실험해보고자 버려진 호텔에서 만나기로 한다.


버려진 호텔이지만 아주 멋진 오스트리아의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이 호텔에 '찰리'의 여러 친구들이 모여든다. 유일하게 그녀의 친구가 아닌 사람은 루카스. 그는 불평불만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의 친구를 따라 왔기 때문에 나름 호의적으로 실험에 참여한다. 이 책의 구성이 어떤 사람이 지긋지긋한 사람이고, 그 사람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는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지는 않는다. 무엇인가 속시원한 답을 바로 내어주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지긋지긋한 사람이 내 인생에 어떤 사람인지 찾기부터 시작하여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들을 끌어내는 과정이 참신하다. 단호하게 답을 내어주는 것도 좋지만 차분하게 단계를 밟아가면서 이 과정을 거치는 것 또한 이 책이 가진 매력이라 생각한다.


결론은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해줄 수 없는 것을 남에게 바라지 말고 나 자신에게 바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 인생의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흐름을 잃을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 저자는 짧은 주제들로 다 분류해 두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름의 그 주제에 대한 요점을 적어두어서, 지루해질틈 없이 바로 다음 장을 읽게 된다. 누군가를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차분한 마음을 갖고 다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이 잘못인 것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천천히 가는 답안이 이 책 안에 실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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