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 - 데버라 워런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어원의 지적 여정
데버라 워런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단어들이 만들어진 어원을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만큼 마음에 드는 책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의 옛날 옛날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저자가 말했다시피 너무 원시시대까지가면 어려우니까 그 전까지만 알아본다. 어원을 어떻게 구분해서 제시하느냐가 중요할텐데 나름의 주제 구분이 있다. 좋은말이나 나쁜말에 대한 주제이거나 동물의 세계, 무엇이라 부르랴라는 등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이라 부르냐는 대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면 성씨, 이름, 족보 등을 상상해 보면 되겠다. 어원들 중에는 지금의 단어와 너무나도 달라 이게 뭔가 싶은 것들도 있지만 bus와 같이 예나 지금이나 같은 형태였다고 한다. 라틴어인 omnibus의 줄임말에서 시작된 이 버스는 자동차 형태가 최초였다고 한다.

먹을 것 중에는 감자가 있다. 감자는 potato로도 알고 있지만 spud도 있다. 이 spud는 감자를 캐는 삽 spade로 부터 유래된 것으로 본다고 한다. 감자와 관련된 프렌치 프라이라는 명칭은 또 다른 사연을 하나 갖고 있는데,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프랑스를 비판하기 위해 프리덤 프라이로 부르자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동물 이야기로 넘어가보면 강아지에 대한 어원이 나온다. dog, hound 등 다양한 개와 관련된 단어들이 나오는데, 변변한 가죽이 없던 시절 개가죽으로 치장한 사람들로 인해 이와 관련된 숙어가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게 바로 put ont the dog이다. 이외에도 숫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글 내용의 절반 이상은 영어 단어과 어원들이 등장하고 있어 영어공부까지 절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어 단어들이 나온다고 해서 질색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괄호를 통해 내용을 다 적어두었으니 이해가 안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새로운 단어들, 과거에 쓰인 단어들을 보면서 지금의 단어와 비교해 보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아주 다른 것부터 그다지 변하지 않은 단어까지 여러가지이다. 바뀌지 않았다고 해서 역사나 사연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각 단어들이 생길 때는 다 의미가 있었고 지금과는 다른 의미를 갖기도 했다. 단지, 시간이 흐르면서 함꼐 변화한 것이다. 언어의 신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언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수상한 단어들과 함께 여러 나라의 언어도 살짝 들여다보고, 과거로 돌아가보는 시간, 한 번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