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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 식물의 속도에서 배운 16가지 삶의 철학
마커스 브릿지워터 지음, 선영화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평점 :
식물이 살아가는 과정과 인간의 살아가는 과정을 절묘하게 잘 엮은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식물의 생활 방식에서 사람이 배워야 할 점, 사람의 생활 방식과 식물의 생활 방식이 비슷한 점 등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총 9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식물과 인간의 삶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처음은 '관찰'이다.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냥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놓여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관찰 속에서 저자는 주변에 있는 푸르른 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에게서 배울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관찰'에서는 어린 시절의 저자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예전에 한번쯤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줄지어 지나가는 개미떼를 보고 나도 모르게 눈이 따라가게 되는 경험 말이다. 물론 그 끝이 어디인지, 개미들이 모여있는 개미의 동굴은 어디인지까지 확인한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와 저자의 사촌은 더 나아가 그 개미 동굴에 손을 집어넣었다고 한다. 상상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동굴에 손을 넣은 저자와 사촌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따끔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포기했을까. 그들의 관찰은 그 이상으로 동굴을 파내려갔고, 결국 개미알이 있는 곳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에 문제가 생겼다. 그 구덩이를 파놓은 탓에 누군가는 구덩이에 빠져 위험하기도 했고, 근 몇 년 동안은 개미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인해 풀이 생겨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었다.
관찰이 끝났다면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경험을 돌아보게 된다. 식물의 색이 변하는 것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이와 연관된 사례도 등장한다. 우리 몸도 색이 변하는 것은 위험 신호임이 틀림없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식물은 색 변화를 통해서 성장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대한 식물을 키우는 경험에서는 우리의 복잡한 생각을 간결하게 정리해 주기도 한다. 어느 정도 따의 크기가 되어야 식물을 심을 수 있는데, 땅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심은 식물은 결국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식물과 인간의 삶에 대한 연결이 많이 등장한다. 소소하게 재미있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면서, 바쁘게 사는 삶을 잠시나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