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끝의 모험 - 지구의 마지막 야생에서 보낸 35년
릭 리지웨이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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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의 등산도 여러차례 생각해야 한 번 갈까말까 한 사람에게는 어쩌면 생각조차 하지 않는 세상에 없을 '도전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어 저자가 부사장이라는 이유로 덜컥 손에 집어 든 이 책은 꽤 두꺼운 두께를 가지고 있다. 두껍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일단 글이 많은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은 현장감을 엄청나게 느낄 수 있는 (흔들린 사진 조차 예술로 보이는)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글이 많아 지루해진다는 마음이 들 무렵 사진으로 다시금 모험가의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도전이 나의 생에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대리만족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경험하고자 한다고 해도 손쉽게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어쩌면 경험할 수 없는 그 '도전'을 경험해 보며 이 책의 두께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책의 초반이 참 인상 깊었다. 어찌 이걸 다 읽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빠져드는 지점이 바로 이 첫 부분이다. 처음부터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부터 시작했다면 이 감흥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젊은 시절부터 모험을 통해 자신을 다잡는 친구들이 이제 다 자신의 삶이 생겼다는 이 대목은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바로 이 대목 때문에 시작된 어느 날의 기회가 바로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말로만 듣던 이 엄청난 곳의 등반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올라가기 전에 치르는 의식도 있었고 누군가의 목숨이 자연에 의해 앗아지기도 했다. 그런 모든 것을 감수하고도 그 높은 곳에 올라가고자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온다. 함께 하는 셰르파 역시 평소에 좋은 옷과 좋은 차를 입고 누리고 사는 사람이 왜 굳이 이 위험을 무릅쓰는지 모르겠다는 대목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다보면 올라가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의미를 갖고 시작한 에베레스트 등반이 아니었지만 이는 결국 국립공원을 거쳐 환경 운동에 이르게 된다. 파타고니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이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까지 준 상황이 되었다. 물론 여기에 내 생에는 없을 모험에 대한 간접 도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누군가의 모험이 이렇게 강력하게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누군가의 손에 집혀 이 책이 읽힐 때마다 사람들은 감동과 자신의 모험심에 대해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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