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자본주의 세대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
고재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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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어렵다는 생각에 선택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치, 부동산 등의 이야기로 꾸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재미', '흥미', 그리고 적절한 '난이도'를 사로잡은 책이기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제목만 보고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80년대생, 그리고 그 부근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집을 마련하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모든 것이 어려워졌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영끌족이 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쪽을 선택한다고 한다. 나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이미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 이야기만큼은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저자는 80년대생을 기준으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역시 결혼을 앞두고 집을 구하러 다녔을 때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때 집값이 10억 언저리였다고 한다. 아마 지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을 때가 아닐까 한다. 지금은 그보다 아주 조금 내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자가로 집을 구하는 것은 영끌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찌됐든 꿈꾸던 아파트가 아닌 빌라를 봐야 하는 상황이고, 그 마저도 영끌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서울에 살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 '포기'라는 것을 하게 한 원인에 대해 저자는 빠짐없이 짚어나간다. 정치, 정치인, 그리고 정책 등이 어떻게 작용했고 그로인해 많은 이들의 '포기'가 발생했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의 세대는 근로소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한창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청년들이 미리 포기하게 된다. 기대조차 없어진 것이다. 있는 사람들만의 게임이라는 생각에 애초에 그 판에 들어가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해 저자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너무 정치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치 이야기를 빼놓을 수도 없는 주제이기 때문에 적당한 조율을 잘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80년대생이라면 경험한 것들이 이 책 안에 집약되어 있다. 아마 앞으로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소재로 지속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어렵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정말 쉽고 재미있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딱 첫 페이지만 시작해도 쉼 없이 읽어내려가게 될 것이다. 80년대생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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